10일 경남 창원 기계공단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생산공장.김정수 생산3팀 부장이 가리키는 쪽에서는 'FMS'라는 무인 가공설비가 공작기계 조립용 부품을 만들어 내느라 굉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수출 주문이 몰리는 바람에 평일은 물론 직원들이 쉬는 휴일이나 야간에도 FMS를 가동,연간 7500시간 부품을 깎아대고 있으나 시간과 작업공간이 부족할 정도"라는 것. 공작기계란 자동차부품 등 각종 기계부품을 깎는 기계,흔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통한다. 공작기계 생산 및 수출 경쟁력이 한 국가의 산업발전 수준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기간산업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수출 물량은 2001년 2520대(2억달러)에서 2002년 2110대(1억9000만달러)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2003년부터 다시 2350대(2억3000만달러),2004년 3730대(3억2000만달러),지난해 4440대(4억2000만달러)로 계속 증가했다. 올해 목표치도 5140대(5억3000만달러)다. 금액기준으로는 26.2%나 늘려잡았다. 사실 창원공장은 사내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던 찬밥 신세였다. 1976년 건설 이후 25년 동안 투자비만 까먹는 사업장으로 눈총만 받아왔다. 하지만 2001년 들어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뼈를 깎는 원가절감에 수출 호황까지 맞아 창원공장이 사내 최고의 수익성을 달성한 사업부문으로 일신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BG장인 김웅범 부사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공작기계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는데 두산이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40%에 달했다"고 자랑했다. 공작기계 수출이 급증하다 보니 창원공장은 부지가 모자랄 정도다. 그렇다고 생산설비를 무작정 확충할 수 없는 노릇이다.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길을 선택했다. 무인가공 시스템을 밤낮으로 돌리면서 장비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리드타임(대당 제작기간)을 줄여나가는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 노중호 사업전략팀 상무는 "창원공장의 리드타임은 2003년 평균 37일,2004년 18일,작년 15.9일로 줄어들었으며 올해는 15.1일로 더 단축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출 호황은 창원공장에 과거 찾아볼 수 없던 자신감도 불어넣고 있다. 김웅범 부사장은 "2∼3년 새 직원들의 자세와 눈빛이 달라졌다"면서 "이제서야 제품 하나하나에서 혼이 느껴진다"고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감이 붙은 김에 공작기계 세계 2위인 일본 모리세키를 2010년,2015년에는 세계 1위인 일본 마작을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국시장 기준으로 두산은 점유율이 8%,모리세키는 10%다. 이 공장은 이를 위해 전체 960명의 종업원 중 249명인 연구개발(R&D) 인력을 향후 400명 선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또 120억원을 투자,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으로 첨단설비를 갖춘 공작기계 연구동도 건설 중이다. 창원=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