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험,저축은행,캐피털 등 제2금융권 업체들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영역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세자금 대출 시장이다. 작년 9월 외국계 캐피털업체인 GE머니가 전세자금 대출 신상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킨 이후 제2금융권 회사들이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외국계 생명보험 회사인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전세금의 70% 또는 시세 평균가의 50% 중 낮은 금액으로 3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가 대상이며 금리는 최저 연 6~10%의 고정 금리다. 대출 기간은 2년,만기 일시상환 방식이며 중도상환 때도 수수료는 없다. 알리안츠생명보험 계약자의 경우에는 대출 금리를 1.0%포인트 깎아준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세금의 80%까지 최고 5억원을 빌려주고 있다. 대출 한도가 관련 상품 중 가장 크다는 게 강점이다. 금리는 최저 연 9.5%에서 개인 신용도에 따라 22%까지 적용된다. 이 상품을 경쟁 업체들보다 일찍 출시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GE머니는 6개월 이상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전세 보증금의 80%,최고 2억원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 서울 경기 대전 부산 아파트가 대상이며 금리는 연 9.9~27.4% 수준이다.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장점은 말할 필요도 없이 전세 자금의 유동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집 있는 사람들은 집을 담보로 삼아 급전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전세 사는 사람들은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급전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도 마련할 수 있는 돈에 한계를 느꼈던 전세 사는 사람들은 이 상품을 이용해 넉넉한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것.무엇보다 대부분 금융회사는 '세입자가 대출금을 못 갚을 경우 전세 자금을 세입자가 아닌 대출해 준 금융회사에 제공한다'는 집주인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금융 사고 등 복잡한 절차를 우려해 이런 확인을 쉽사리 해주지 않는다. 또 아무리 전세 자금을 담보로 잡지만 개인 신용도에 따라 대출 금리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물론 다른 대출 상품처럼 대출 수수료,중도상환 수수료 등도 돈 빌릴 때 계산에 넣어야 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