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로 깨끗하고 쿨한 느낌,절제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세련되게."


올봄 남성복 키워드는 단연 '화이트'와 '미니멀리즘'이다.


일반적으로 봄·여름 시즌의 남성복은 겨울에 비해 컬러나 디자인면에서 보다 화려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봄에는 이러한 화려함이 다소 절제되고 단순해진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절제된 고급스러움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는 '네오-미니멀리즘(Neo-Minimalism)'의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메트로 섹슈얼'의 영향으로 화려하고 다소 과장된 로맨틱 무드였던 남성복은 올봄부터 이 같은 경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강하면서 스타일리시한 '위버 섹슈얼'로 유행이 옮겨가고 있다.


어깨는 볼륨감이 느껴지도록 강조하고 허리는 최대한 날씬해 보이도록 좁히는 '슬림 앤 피트'가 한층 강화된 것도 이런 경향을 보여준다.


작년까지 부드러운 남자들에 밀려 맥을 못 추던 근육질 몸매의 남성들이 또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이다.



◆컬러=블랙이 보조 컬러로 물러나고 화이트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페라가모나 발렌티노 등 해외 남성복 브랜드의 컬렉션에서는 올-화이트 룩(All-White Look)이 심심찮게 선보인 바 있다.


갤럭시,마에스트로,닥스,로가디스 등 국내 브랜드에서도 이러한 화이트 컬러를 응용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수트나 재킷에 화이트 컬러의 스트라이프를 가미하거나 밝은 베이지,밝은 그레이,실버 등 오프-화이트 계열 컬러로 밝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 늘어났다.


블랙도 여전히 화이트를 보조하는 컬러로 그 영향력이 남아 있다.


유행색이 넘어가는 과도기에 맞게 '블랙 앤 화이트 룩' 정도면 신상품을 구입하는 데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무난하게 유행을 따라잡을 수 있다.


여기에 넥타이 커프스 등에 산호색,핑크,바이올렛 등 모노톤의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면 좋다.


정희진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실버 그레이 원버튼 수트에 화이트 셔츠와 모노톤의 타이를 매치하면 격식있는 패션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타일=운동으로 다져진 곡선의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슬림 실루엣의 인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각 남성복 브랜드들은 흔히 '이탈리안 스타일'로 불리는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는 날씬한 허리를 최대한 강조하는 것으로 어깨와 허리의 둘레 차이가 14cm에 이르는 '7드롭' 제품까지도 나오고 있다.


'드롭'이란 가슴 둘레와 허리 둘레의 차이를 말하는 데,지금까지의 신사복은 5드롭(차이가 10cm)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또한 맞춤정장의 느낌을 살린 제품도 늘었다.


수트의 재킷에 픽트 라펠(Peaked Lapel,끝이 위로 뾰족하게 솟은 라펠)을 사용하거나 라펠의 폭을 넓혀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 스타일이 많이 눈에 띈다.


이런 남성정장은 보통 예복으로만 쓰이던 '턱시도'에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어 '턱시도 스타일'로도 지칭된다.


방유정 마에스트로 디자인실장은 "올봄에는 어깨부터 허리로 이어지는 라인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며 "특히 재킷 라펠에 광택감 있는 소재를 덧대 세련된 느낌을 가미한 남성복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옷감=소재면에서는 광택감 있는 실크의 강세가 여전하다.


다만 실크 100%보다는 울과 실크를 혼방해 광택이 은은한 소재가 적용된 옷이 많다.


또한 모헤어(앙고라 산양에서 채취한 울 섬유)나 뉴질랜드산 울 소재도 구김이 적고 통기성이 좋아 더워지기 시작하는 봄·여름 시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옷감에 들어가 있는 패턴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인기를 끌었던 스트라이프는 유행의 정점에서 내려오고 올봄부터는 솔리드(민무늬)로 회귀하는 경향이 보인다.


솔리드 중에서도 특히 조직감이 있는 솔리드가 유행을 타는데 멀리서 보면 솔리드이고 가까이서 보면 스트라이프 조직이 보이는 '조직 스트라이프'를 사용한 수트가 많이 눈에 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