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패션은 발 끝에서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옷을 아무리 잘 갖춰 입어도 신발이 이와 잘 어울리지 않으면 모두 헛수고가 된다는 얘기다.


올봄 패션계를 강타한 미니멀리즘 경향에 맞춰 의상은 절제된 디자인의 제품으로 갖춰 입었으면서도 신발만큼은 지난해 유행하던 장식적인 '웨스턴풍' 슈즈를 신는다면 아까운 돈을 투자하고도 오히려 센스가 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이런 경향에 따라 제화업체들도 봄에 유행할 옷들과 잘 맞는 디자인의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등 대형업체 제품 및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과 살롱화 신상품을 살펴보면 지난해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지난해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장식적인 '웨스턴풍'이 물러나고 도시적 심플함을 강조한 절제된 디자인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소재도 광택 없고 부드러운 양피,은은한 느낌의 펄 키드,실크,시폰,망사 등이 사용되고 있다.


미니 플라워 패턴이 엷게 가미된 천이 장식용으로 사용되는 것도 특징이다.


색상은 역시 화이트를 기본으로 해 색깔이 들어가더라도 자연스러운 톤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장식은 배제해 심플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 대다수다.


하지만 이처럼 심플한 디자인에 그리스 인도 등 민속풍의 영향을 받은 이국적인 화려함이 가미된 제품이 종종 엿보이는 것도 올봄만의 특징이다.



◆심플하고 세련되게



장식을 배제하고 심플한 라인으로 세련미를 강조한 스타일은 올봄 여성화의 주된 경향이다.


이곳 저곳에 달려 있었던 장식을 모두 떼어내는 대신 광택성의 페이턴트 소재로 여성미를 강조하거나 또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블록힐(두툼한 일자형 힐)로 포인트를 준 제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페이턴트 소재를 활용한 제품은 미니멀리즘이 대세인 올봄에 유행이 예감되는 슈즈 아이템이다.


금강제화 '에스쁘렌도'는 블랙,핑크,그린 등 다양한 색상의 페이턴트 제품을 내놨다.


'레노마'도 퍼플,파스텔 핑크 등의 페이턴트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살롱화 브랜드인 '까메오'에서는 장식이 배제된 스트랩 제품을 내놔 눈길을 끈다.


발레리나가 신는 토 슈즈의 부드러운 라인을 그대로 살리고,굵은 스트랩으로 포인트를 준 것으로 단순해 보이면서도 도시적인 세련미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인디언,그리스풍도 인기



지난 시즌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웨스턴 스타일은 올봄 들어 인디언과 그리스풍에 그 자리를 내줬다.


웨스턴이 금속성의 소재로 다소 딱딱하고 야성적인 이미지를 줬다면 인디언 토속 신발에서 스타일을 응용한 제품이나 그리스 여신과 같은 느낌을 주는 신발은 보다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페미닌 룩의 블라우스,원피스 등과 잘 어울린다.


금강제화는 인디언을 형상화한 무늬가 들어간 제품에서부터 다양한 컬러의 스티치(바늘땀 장식)가 들어간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내놨다.


고대 그리스풍의 스터드(단추 장식) 등 수공예 장식이 두드러지는 제품도 있다.


에스콰이아도 인디언들의 이국적이면서도 대담한 패턴을 신발에 그대로 적용한 제품을 봄 신상품으로 선보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가죽에 천 소재를 섞어 투박한 느낌을 주는 베이스에 비즈와 조개껍질 등으로 장식해 역설적인 로맨티시즘을 현대적으로 연출했다.


레노마에서도 꽃무늬,팝아트를 활용해 여성스런 느낌을 주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