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투자정보의 '보고'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 1997년 말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HTS는 증권사 직원을 대신해 주식과 선물옵션 거래를 할 수 있는 수단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의 빠른 보급으로 HTS가 개인투자자의 주요 거래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HTS에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HTS는 이제 단순한 주식시세 조회는 물론 각종 재무정보나 리스크관리 등 투자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커버할 수 있게 됐다. HTS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실시간 정보수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떤 주식의 매수·매도창구,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동향,기업공시사항,재무제표,주요 주주현황 등 주주구성,회사연락처 등의 투자정보는 HTS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날짜별 주가등락 추이,고객예탁금 변동상황,미수금잔액 등 증시자금동향,프로그램매매현황 등도 HTS를 통해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의 나스닥선물과 일본 홍콩 대만 등 해외지수 움직임도 HTS에서 수시로 체크할 수 있어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HTS를 통한 주문과 거래 기능은 갈수록 보강되고 있다. 뉴스나 공시를 보고 있다가 바로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한 '뉴스 주문 시스템'은 이제는 보편화된 HTS의 기능이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가 차트에 추세선을 그어주면 시스템이 시세를 가미해 주문을 내는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 채 컴퓨터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짜여진 조건에 따라 매매를 수행하도록 한 '시스템 트레이딩'도 HTS가 제공하는 장점 중 하나다. 해외 주식 거래도 HTS를 통해 할 수 있다. 리딩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HTS를 통해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들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일본 도쿄거래소와 자스닥 상장 기업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이 기능을 HTS를 통해서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메신저를 통해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투자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능 △이익실현이나 손절매 시점 등 투자원칙을 쉽게 지킬 수 있도록 한 기능 △종목선정에서 매매,정산까지 주식투자의 모든 과정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도록 한 기능 등이 장착된 HTS가 등장해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창구에서 줄을 서지 않고 안방에서 컴퓨터를 통해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HTS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투자도 HTS를 통해 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개인투자자의 온라인 거래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만큼 앞으로 HTS의 기능도 더욱 확장될 것"이라며 "HTS의 기능을 얼마나 잘 숙지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결정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