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의 변신은 끝이 어디일까.


각종 할인 혜택 제공 등 '재테크 도우미'를 넘어 요즘에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성별이나 연령대가 비슷한 대중(mass)에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는 달리 취미,구매 패턴 측면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고객을 한데 묶은 '마니아'형 상품이 속속 나온다.




◆어떤 상품이 나왔나


라이프 스타일리스트형 상품의 특징은 '마니아'들의 취미생활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신한카드에서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과 제휴해 출시한 '신한·맨유 마스터카드'와 아시아 슈퍼스타로 떠오른 가수 비의 팬클럽 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 마니아들을 겨냥한 LG카드 '프리머스 서포터즈-LG카드'도 같은 개념이다.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은 비행기 승무원들이 장시간의 비행 등으로 구매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아시아나 항공사 승무원 제휴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조흥은행은 와인 애호가를 위한 '와인클럽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전국 와인매장에서 와인 구입시 10% 할인,연간 2~3회 소믈리에를 초청해 무료 와인교육을 해준다.


부산은행은 범국민독서운동본부와 제휴,책 값을 할인해주는 '독서릴레이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소비 패턴이 유사한 고소득 샐러리맨을 겨냥한 상품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카드가 지난달 내놓은 '더 퍼플(the Purple)'은 1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상품으로 연 회비가 30만원에 이른다.



◆급증 배경은?


라이프 스타일리스트형 상품이 늘어나는 것은 '대박'을 노릴 수 있는 메이저 상품을 개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1인당 3.4장의 신용카드를 보유(작년 2·4분기 말 기준,여신금융협회)하고 있어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카드회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재테크 차원에서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신의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신한·맨유카드가 제공하는 축구 등 프로스포츠 할인 혜택 등을 모두 활용하면 다른 신용카드나 현금 등으로 정상적으로 이용했을 때보다 연간 최대 102만원 이상을 아껴쓸 수 있다.


취미생활도 하고 돈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이춘국 신한카드 마케팅팀 부장은 "발급을 시작한 지 1주일여밖에 안 된 맨유카드의 경우 은행창구에서의 반응이 예상 외로 뜨거워 체크카드 신상품을 조만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라이프 스타일리스트형 카드는 회원 수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메이저 카드 상품과 비교하면 회원 수 등은 미미하지만 카드사 상품구성 포트폴리오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