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정부와 타협해 6개월 간 시간을 번 뒤 김선종 연구원을 회유해 줄기세포를 만들도록 하려고 했다고 김 연구원이 주장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서울대 조사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귀국 직후인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조사를 받을 당시 "황 교수가 `정부와 타협해서 6개월 간 시간을 벌어 보겠다. 오면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으나 내가 거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서울대병원 줄기세포허브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서울대 조사위가 진위여부를 확인 못한 일방적 진술이긴 하지만 서울대 조사가 진행되고 있던 상황에서도 황 교수가 정부 지원 등을 믿고 김 연구원을 회유해 사태를 무마하려 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어서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또 서울대 조사위에서 "황 교수는 작년 11월 말 `YTN 기자와 대담할 때 눈물이 나오면 울어서라도 하라. 진지하게 보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병원에 있을 때 황 선생이 `(김선종이 바꿔치기를) 했다는 진술서를 받으라'며 (함께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원으로 있던) 박종혁 박사에게 전화했다고 들었다"며 황 교수가 자신에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2, 3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 조작 경위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황 교수의 최측근인) 권대기 연구원이 공여자의 체세포를 둘로 나눠 줬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진술을 했다. 그는 조사 당시 난자 출처에 대해 "황 교수가 난자를 돈 주고 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황 박사가 몰랐다는 것은 거짓이다"라고 주장했다. 난자 출처에 대한 김 연구원 진술은 서울대 조사위 조사결과 사실로 밝혀진 바 있으며 황 교수도 이를 시인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의 변호인인 이건행 변호사는 "황 교수는 12월 10일 이후 김선종 연구원과 통화한 적이 없다"며 김선종 연구원의 진술 내용이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자료는 지난달 중순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결과 최종발표 직후 녹취 테이프 등에 담겨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연구원 이런 진술내용에 대해 "수사 초기부터 이미 확보했던 자료다. 지금 단계에서 수사 방향이 바뀌거나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