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사 이익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 데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화학 등 주요 제품 가격 하락 여파도 예상보다 컸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경제신문이 유가증권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2005년 연간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479조7579억원으로 전년보다 4.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2조166억원으로 16.53% 줄어들었다.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들 기업의 작년 순이익도 38조48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상장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한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4년 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선 밑으로 내려선 이후 줄곧 하락 기조를 보임에 따라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안 좋았다"며 "반도체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작년 한 해 동안 20∼30% 정도 떨어진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이코노미스트)는 "올 들어 환율이 단기 급락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며 "특히 1월의 환율 급락 여파가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2분기에는 예상보다 기업실적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