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으로부터 커리큘럼(교과목)과 교수진의 능력 등을 인증받지 못한 공과대학 졸업생들은 삼성전자에 입사하기 어려워진다.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ABEEK의 인증을 얻지 못한 공대 졸업생들의 취업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 아래 단기적으로 내년부터 인증을 받은 대학 출신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대졸신입사원 채용방식을 변경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대가 있는 전국 140여개 대학(4년제)의 2304개 공학계열 학과 중 아직 인증을 받지 못했거나 신청하지 않은 120여개 대학의 2120개 학과 졸업생들에게 '삼성전자 취업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한자(漢字)능력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입사지원자에 대해 부여하고 있는 가산점을 내년부터 확대해 상용한자 2000자 이상을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우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9일 "입사 초부터 실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들을 가려 뽑기 위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면서 "인문계 출신들은 상관없지만 공대를 졸업한 취업 지원자들에겐 ABEEK의 인증 자체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선 2007년부터 인증을 받은 공대의 졸업생들이 입사 필기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통과해 면접단계에 오를 경우 총 면접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기로 했다"며 "10%의 가산점이면 당락을 결정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향후 수년 내에 입사 지원자격에 아예 인증 대학 졸업 요건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ABEEK 인증을 못 받은 공과대학 출신들은 삼성전자에 입사원서조차 낼 수 없게 된다.


ABEEK는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교에 공학 분야의 교육프로그램 기준과 지침을 제시하고 이의 실행여부를 인증하는 기구다.


연간 5000명 이상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삼성전자의 채용방식 변화는 조만간 삼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뿐만 아니라 ABEEK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포스코 LG화학 SK텔레콤 현대건설 등 다른 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