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가면서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는 금리가 연중 내내 상승세(채권가격은 하락세)를 보인 바람에 채권 투자자로선 별 재미를 못봤다.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지난해 평균 1.9%에 그쳐 주식형펀드는 물론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성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변하고 있다.


증시 조정으로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채권형펀드는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약 한달반 새 0.9%의 수익을 냈다.


연 환산할 경우 7.28%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이젠 채권투자 비중을 서서히 높일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50% 급등했던 주식시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올 채권시장은 콜금리 추가 인상 여부나 경기회복 강도,물가상승 정도 등 변수가 다소 있지만 연말까지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채권투자가 '은행금리+알파'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안정 예상되는 채권시장


작년 한해 동안 채권금리는 오르기만 했다.


작년 초 연 3.38%(국고 3년물 기준)였던 채권금리는 작년 12월6일 연5.27%까지 급등했다.


경기회복 기대에다 채권형펀드 자금이탈,콜금리 인상 우려 등이 겹쳐지면서 금리 상승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속화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올 들어 채권시장은 확연히 달라졌다.


채권금리는 올해 초 연 5.16%에서 야금야금 내려와 현재 연 4.8%대다.


콜금리 인상 우려가 크게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정원석 한일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잠재성장률이 4~5% 정도인 상황에서 콜금리가 4.0%로 높아졌다"며 "향후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되면 콜금리 상승세는 멈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수급 상황도 채권금리 하향 안정세를 강화시키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10조원의 예보채 만기가 돌아와 상환됐지만 이 자금을 흡수할 채권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항진 한국투신운용 채권전략팀장은 "채권금리는 일시적으로 5%를 넘어설 수도 있겠지만 큰 그림으로 볼 때는 연말까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4.5% 밑으로 떨어지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투자에 눈 돌려야


이처럼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때는 채권 투자 매력이 커지게 된다.


금리 변동에따른 채권 평가 손실이 없거나 매우 작아져 채권투자로 은행금리보다 약 1~2%의 추가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개인이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주식투자처럼 두가지가 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형펀드에 가입하는 '간접투자'와,증권사 지점 등을 방문해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직접투자'가 그것이다.


우선 채권형펀드에 가입할 경우 1년 기대수익률은 약 5%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연 4.3% 수준)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권경업 대한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회사채 투자 비중이 높은 채권형펀드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기대수익률은 채권신용도나 잔존만기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현재 연 4.9%대,10년물은 5.2%대다.


회사채는 물론 이보다 수익률이 높다.


A-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3년물이 5.5%,5년물은 6% 내외다.


BBB+급 회사채는 이보다 다소 높아 3년물은 6%,5년물은 6.3~6.5%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서 미래현금흐름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채권인 부동산ABS(자산유동화증권)도 직접투자 대상 채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1년만기 부동산ABS의 경우 연 5.5%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 투자 유의사항 >


채권에 투자할 때도 유의할 점이 있다.


무엇보다 채권금리에 영향을 줄 제반 요인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경기회복이 가팔라지거나 물가가 급상승할 경우 채권금리는 현재 예상보다 높이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하고,이에 따라 채권투자 수익률도 기대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최근 채권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노평식 동양종금증권 금융상품팀장은 "최근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잘 안하는 까닭에 금리 매력이 있는 채권을 구하기가 매우 힘든 상태"라며 "채권 투자를 위해서는 증권사 지점을 수시로 방문해 적합한 상품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원석 본부장은 "일반 회사채나 부동산ABS 등의 채권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이나 프로젝트의 신용도, 사업성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