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를 설명하는 학교 교과서가 딱딱하고 추상적으로 기술돼 있어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시키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교 교육이 시장 경제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충실히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평균 44점…기본이 더 취약 지난달 21일 치러진 제3회 고교생 경제경시대회의 성적을 파악한 결과 응시생 3061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44점.2회 대회 평균 39점보다는 5점이 나아졌지만 3회 대회의 난이도가 2회 대회보다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적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험을 주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다. 부문별 평균 점수(부문별 객관식 문항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를 보면 국제경제 64.8,미시경제 64.5,거시경제 57.1,기본개념 52.8 등이었다. 경시대회의 문항을 심화과정 경제원론 시사문제 등으로 분류했을 때도 경제원론의 평균 점수가 47.3으로 시사문제(56.3)나 심화과정(73.2)보다도 낮았다. 이성표 KDI 경제정보센터 교육연수팀장은 "기본 개념과 경제 원론의 점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더 낮은 것은 고교생들이 시장 경제의 근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진단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교과서가 아직까지도 추상적으로 경제를 다루고 있어 학생들이 경제 원칙을 상상력으로 이해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 김진표 부총리는 "현재 읽기 쉽고 재미 있는 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KDI 등 3개 기관은 올 상반기 중 경제분야 교육과정 개편 시안을 마련,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육과정 개편 작업에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관계부처 및 각계 의견을 수렴해 내년 2월까지 개편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현 '민·관 합동 경제교육 실무협의회'를 '경제교육협의회'로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 여기엔 재경부와 경제5단체 등 기존 14개 참여 기관 외 소비자보호원과 한국언론재단 등이 추가로 참여한다. 협의회의 실무 운영은 KDI 경제교육연구소가 맡는다. 경제교육협의회 참여 기관에서 개발한 각종 자료와 정보는 KDI 경제교육연구소에 집중돼 데이터베이스가 된다. 이를 수요자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일괄 검색할 수 있는 경제교육 포털사이트가 만들어진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