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조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보기술(IT)업종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 IT종목 중 유난히 빛을 발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삼성전기다. 지난달 11월 이후 고공행진을 보인 삼성전기는 1월 초 조정에 들어가는가 싶더니 2월 들어 다시 강세를 이어나가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회사의 2차 랠리를 주도한 재료는 '턴어라운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 2조2312억원,영업손실 401억원을 나타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매출 6105억원,영업이익 263억원을 올렸다. 분기 기준으로는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측은 실적개선이 올 들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전 사업부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올해 매출목표를 3조100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전방산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고 지분법 평가손 등 그동안 수익성을 끌어내렸던 요인들을 상당 부분 떨쳐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이 회사에 대해 "1분기에만 영업이익 300억원 이상의 흑자가 가능해 보인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구조 개선에도 나서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슬림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다층 기판과 패키지 기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TV 부문도 올해 기대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CJ투자증권은 최근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와 LED(발광다이오드),BLU(백라이트유닛) 등 신성장엔진을 감안할 때 현재의 주가는 고점이 아니다"며 "조정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한 턴어라운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할만한 사안들도 있다. 우선 주가가 3만7000원대을 웃돌기 시작하면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기관 매수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주가가 IT업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점과 환율 변수도 지켜봐야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