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양극화 해소 재원 마련대책과 관련, "근로소득자와 영세사업자의 부담을 늘리지 않고 세출 구조조정과 조세형평성 제고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정의장이 "양극화 재원 마련 과정에서 월급쟁이의 유리지갑을 손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하자 이같이 대답했다고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밝혔다. 우 대변인은 "두시간 가량 진행된 회동에서 대화의 3분의 2 정도가 양극화 해소,저출산·고령화 대책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현직 장관들의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 "무엇보다 본인들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본인이 결심하고 나서준다면 그걸 존중해야 하고 당으로서는 적극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아무 언급없이 경청하기만 했다. 당·정·청간 의사소통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 의장이 "그동안 문제가 일부 있었는데 당 지도부의 빈번한 교체가 주요인이었다"며 "앞으로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한몸 공동체'로서의 면모를 보여야한다"고 제의하자 노 대통령도 수긍하며 긍정적으로 말했다고 우 대변인은 전했다. 정 의장은 또 "이번 5·31 지방선거부터 국가에서 선거비용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선거공영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고 노대통령은 "그게 평소 내 지론이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고 우 대변인은 말했다. 청와대는 다른 때와 달리 이날 당·청 수뇌부 회동에 대해 브리핑을 하지 않았으며,오간 대화내용에 대해서도 일체 함구했다. 허원순·김인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