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지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2월이 다 가고 있다. 어렸을 때는 어서 빨리 크고 싶고,어른이 되고 싶고,미혼일 때는 한 해를 넘기면서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중년이 되니 어영부영하다 보면 한 달 지나고 조금 꿈적거리면 또 한 달이 달아난다.


서울대병원에서 낸 분만 통계를 보니 신생아 출산율이 가장 높은 달이 11월이라고 한다. 11월에 출산한다는 말은 곧 2월에 임신했다는 뜻이고 임신했다는 것은 성관계를 가졌다는 뜻이다. 그러니 '2월은 섹스의 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왜 하필 2월에 가장 많이 할까? 겨우내 저축된 기운이 봄을 앞두고 최고조에 이르러 양기가 가장 충만한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이 마음을 헤아려 주면 참 좋으련만 40세 이후 중년들의 발기력은 누구도 장담 못한다. 왠지 옛날 같지 않다고 느끼면서 남성들은 비아그라를 생각해 낸다. 하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하나 사 볼까? 얘기 들으니까 그것도 맘대로 살 수도 없다며? 병원 처방전이 있어야 된다던데… 그렇다고 비뇨기과까지 가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지난번 중국 여행 갔을 때 사올 걸… 난 아직 그런 거 필요 없다고 잘난 척하면서 안 산 게 참 후회스럽네.'


조사에 의하면 상당수의 국내 발기부전 남성들은 아내에게조차 터놓고 의논하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부전 남성들의 고민 상담자로는 80%가 '친구',10%가 '아내',5%가 의사와 상담한다고 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57%는 자신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내에게조차 숨기고 있었다. 발기부전 치료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51%가 '남자로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다음으로 '섹스가 인생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20%) '배우자의 만족을 위해'(16%) 순으로 답했다.


밤이 무서운 남편, 그런 줄도 모르고 야한 잠옷을 입고 발로 건드리는 아내, 꼼짝도 안 하는 남편, 오해하는 아내. 솔직하게 털어놓고 의논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도저히 그렇게 못하는 남편들은 겁보들이다.


"나 고민이 생겼어. 남편이 이전 같지 않아. 몇 개월 전부터 성관계가 전혀 없었거든. 난 그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더니만 며칠 전 남편 지갑에서 파란 알약을 보았어. 순간적으로 비아그라라는 생각이 들었어. 소름이 쫙 끼치더라. 부부 관계도 없는 사람이 비아그라가 웬 말이야. 정말 당황스럽고 머리 속이 하얗더라. 의심할 여지 없이 '바람'이라고 단정 지었지. 남편을 보는 순간 이성을 잃고 막 떠들어댔지. 남편은 절대 외도는 안 했다고 변명을 하더군. 요즘 들어 웬일인지 발기가 안 되고 성욕이 없다는 거야."



발기 부전 중 발기 강도가 50~60% 정도밖에 안 되는 경우 아무리 혼자 노력해도 더 이상 발기가 안 된다. 오히려 아내가 눈치 채기 전에 빨리 발기 강도를 키워야 한다는 조급함과 불안함 때문에 위축되어 더 떨어져 버린다. 하지만 아내가 남자의 성기를 애무해 준다든지 오럴 섹스를 해 주면 비아그라를 먹지 않아도 발기 강도가 70% 이상으로 높아진다. 아내와 터놓고 할 용기가 없으면 병원을 찾아 비아그라를 타와라.


비아그라는 심인성 발기부전 환자 약 80%의 성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애초부터 성적 흥분이나 욕구가 없는 성욕 감퇴자는 별 효과가 없다. 이런 남성들은 아내에게 툭 터놓고 얘기하고 합동 작업을 해야 한다.


요컨대 비아그라든 오럴이든 2월이 가기 전에 행동에 옮겨라. 이런 저런 생각으로 저울질만 하다가 날 새는 중년 남성들이여! 겨우내 축적된 양기가 사그러들기 전에 벌떡 세워 칭찬받고 싶지 않은가! 힘 써!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