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은 주사를 맞았다. 아프리카에 간다." 24일 아침 정보통신부 기자실에 보기 드문 내용의 정통부 해명자료가 뿌려졌다. '진 장관→주사→아프리카'가 쉽게 연결되지 않아 기자들은 대부분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해명자료를 다 읽고 나서 기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내용은 이랬다. "진 장관은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3월 6~14일)에 동행하기 위해 풍토병 예방주사를 맞았다. 따라서 '진 장관이 아직도 주사를 안 맞은 것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차출 장관으로 확정돼 동행자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 장관 주사 안 맞음→동행 안함→차출 확정→순방 전 장관 교체→정통부 강력 부인'인 셈이다. 최근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나도는 진 장관의 선거 차출설이 점점 '블랙 코미디'로 희화화되는 듯한 인상이다. 여권은 진 장관 출마설을 흘리고 당사자는 정통부에 남으려는 모습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여권과 진 장관의 핑퐁이 차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련의 과정은 아무리 좋게 봐도 우스꽝스럽다. 급기야 '진 장관 삼거지악(三去之惡)'얘기까지 시중에 퍼지고 있다. "진 장관이 여당 후보로 부적합한 진짜 이유를 아느냐"는 농담 퀴즈다. 말하는 사람은 "농담"이라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냥 웃고 넘길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이 농담 퀴즈의 정답은 "진 장관은 정부 고위인사가 '좀 조져야겠다'고 말했다는 서울대 출신이고,부동산 투기의 근원지인 강남 사람이고,무엄하게도 공화국을 획책한 삼성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 정권 들어 생겨난 '삼거지악'의 대표적 인물인데 어떻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가려 하겠느냐는 것.국무위원으로서 국가에 봉사할 수는 있지만 여당 간판 달고 선거에 나서는 데는 출신성분상 한계가 있다는 비아냥이다. 진 장관이 차출되든 안 되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그렇지만 장관 선거 차출을 둘러싸고 이런 블랙 코미디 같은 루머가 나돈 적은 군사정권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안 나가겠다고 주저앉으려는 장관과 끌고가려고 뒷덜미를 잡아채는 여권….양측 모두 안쓰럽다. 고기완 IT부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