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멤버로 '가상의 토고'를 넘어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3.1절인 1일 오후 8시 '월드컵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앙골라와 평가전을 갖는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5주년 기념 친선경기로, 지상파 3사(KBS.MBC.SBS)가 동시에 생중계한다. 아드보카트호가 받은 특명은 '독일월드컵 첫 상대 토고를 머릿속에 넣고 베일에 싸인 아프리카 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유럽파 가운데 가장 먼저 합류한 이영표(토튼햄)는 "아프리카 팀을 상대하는 건 쉽게 찾아오지 않을 기회다. 아프리카 팀이 어떻게 움직이고 우리가 그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배울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평가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 앙골라는 독일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본선 진출국으로 국제무대에 알려지지 않은 복병이다. 지난해 11월 일본과 원정 평가전에서 0-1로 패했지만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앙골라는 토고와 역대 전적에서 2승3무로 무패를 자랑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예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두 번 모두 비겼다. 토고를 가정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전력이다. 국내파와 J리거 만으로 10차례의 해외 전지훈련 평가전과 아시안컵 원정 예선을 치른 아드보카트호에는 유럽파 3명이 합류해 힘을 보탰다. '아프리카 정복'의 선봉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선다. 26일 자정(한국시간) 칼링컵 결승에 출전한 박지성은 사실 소속 팀 스케줄로 보면 소집이 힘든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을 꼭 불러야 한다. 그를 포함시켜 반드시 실험해 볼 전략이 있다"고 소집을 고집했다고 한다.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화가 가능한 포지션은 좌.우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세 자리인데 오른쪽 윙포워드 이천수(울산)가 최고조의 기량을 뽐내고 있어 선발 출전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플레이 메이커로 나온 건 지난해 11월12일 스웨덴과 평가전 때가 유일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을 투입한 세 차례 경기(이란,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좌.우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각각 한 번씩 실험을 해봤다. 하지만 당시는 스리백(3-back)으로 3-4-3 포메이션을 쓸 때이고 현재 아드보카트호는 포백(4-back)으로 4-3-3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진화한 포메이션에서 박지성을 활용할 최적의 조합과 전략을 찾겠다는 게 아드보카트 감독의 1차 목표다. 중원에는 '투르크 전사'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모처럼 출격한다. 이을용은 지난해 11월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평가전에만 뛰었다. 아드보카트호의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남일(수원)과 호흡을 맞춰온 이호(울산)가 종아리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 이을용을 시험하기에 적절한 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을용과 김남일이 중원에 나란히 포진하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영표는 왼쪽 윙백으로 출격해 새로운 포백 라인을 선보인다. 이영표는 27일 상암 보조구장에서 진행된 미니게임에서 프리미어리거의 이름값을 입증하는 현란한 플레이로 활약을 예고했다. 문제는 오른쪽이다. 조원희(수원)가 고관절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최태욱(포항)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 중앙에도 미국 전지훈련에서 최진철(전북)의 파트너였던 김진규(이와타)가 소속 팀으로 돌아가 김상식, 김영철(이상 성남), 유경렬(울산)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스리톱(3-top)은 왼쪽 박주영(FC서울), 중앙 이동국(포항), 오른쪽 이천수(울산)가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의 포지션 라이벌 정경호(광주)도 가벼운 부상이 있다. 전지훈련 후반부 부진한 플레이로 논란을 일으킨 박주영은 "심적인 부담은 없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루이스 올리베이라 곤살베스 감독이 이끄는 앙골라는 월드컵 예선에서 5골을 작렬한 파브리스 아크와(알 와크라)와 플라비우(알 아흘리) 등 해외파 공격수들이 공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