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각종 악재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설 카지노 난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국회에는 카지노 입장료에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특별소비세 법안이 올라가 있어 통과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또 전직 경영진이 비리 등의 혐의로 잇따라 물러나면서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다른 지자체들의 카지노 설립이 현실화되면 폐광지역 전체의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위기는 수익성 악화 강원랜드의 4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작년 7월 골프장 완공 등 시설 확충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0.5% 증가한 1909억원에 그쳤고,영업이익은 772억원으로 17.8%나 급감했다. 순이익은 상향조정된 폐광기금의 영향으로 31.3% 줄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불법 카지노 난립과 마카오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따른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0~18%대였던 분기별 매출액 증가율이 0.5%에 그친 것은 불법 카지노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마카오 등지에 있는 카지노들이 적극적인 판촉 전략을 펼치며 한국 고객 유치에 나선 것도 강원랜드 영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지노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씀씀이가 큰 VIP 회원고객 숫자도 작년 10월 이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강원랜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승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불법 카지노 범람과 함께 브로커 윤상림 사건 등으로 고액 베팅자들이 출입을 꺼려 4분기 영업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카지노의 생명인 보안과 관련된 것으로 국내 카지노 고객들이 강원랜드를 방문하면 정보가 노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내국인 카지노 추진도 암초 정부는 하반기부터 무궁화 다섯개짜리 특1급 호텔에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되면 강원랜드 외국인 고객 일부를 빼앗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잠재적 악재는 또 있다. 일부 지자체가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오픈카지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일부 지자체 단체장은 오는 5월 지자체 선거에서 이 같은 공약을 내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 계획이 가시화되면 강원랜드로서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영업 악화는 물론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인력 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할 것이 틀림없다. 이와 함께 당면현안인 특별소비세법 개정도 관심이다. 카지노 고객의 입장료에 대한 감면 혜택을 폐지하는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5000원인 입장료는 7만1500원 수준으로 인상된다. 강원랜드는 이 법이 발효되면 현재 188만명인 고객숫자는 64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현재 강원랜드에는 정부 부처들과 강원도 내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신임 사장 임명 후에도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항간에는 강원도 출신 정권 실세가 밀고 있는 모 후보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향후 정치쟁점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