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상권을 둘러싼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상권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굵직한 계획들이 민간업체와 지자체로부터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간판기업들이 입주해 조성되는 삼성타운이 변화의 핵심이다.


'압구정~청담~삼성역'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강남의 럭셔리 상권'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온 강남역 상권이 '업그레이드'호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삼성타운 근처 롯데칠성음료 물류센터 부지도 주상복합단지로 개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청이 지구단위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토지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롯데칠성측이 자사물류센터부지에 주상복합건물과 판매시설,환승센터,복합문화센터 등을 짓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보타워 사거리를 지나가는 지하철 9호선과 분당과 강남역을 잇는 신분당선 개통,서초구의 지하도시 건설계획도 상권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삼성타운 들어서도 핵심은 여전히 강남대로


강남역 3,4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성되는 삼성타운은 대지 7568평에 연면적 11만7000평 규모로 32층에서 43층짜리 건물 3개동이 지어질 예정.


현지 부동산가에서는 기존의 일자형 강남역 상권이 삼성타운까지 이어지는 'ㄱ'자형 상권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금공인중개사사무소의 양경희 공인중개사는 "강남대로 중심의 신세대 상권에 삼성타운 등장으로 타워팰리스 일대 같은 고급상권이 부가되면 강남역 상권은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 상권으로 군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타운 기대감으로 인근 점포 주인들이 매물을 거의 내놓지 않는다. 양 중개사는 "현재 1층 20평 식당 점포의 경우 권리금 2억~2억5000만원,보증금 1억~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입주시기가 다가오면 시세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대로 중심의 기존 상권 중심축이 삼성타운쪽으로 이동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서초공인중개사무소 김형진씨는 "스타타워빌딩이 들어선 이후에도 역삼역 쪽에 변변한 상권이 형성되지 못한 것처럼 삼성타운 조성으로 상권의 축이 이동할 것이란 기대는 지나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지자체 등의 개발 계획


공공개발 호재도 많다. 2007년 12월에는 영종도 신공항~고속버스터미널~교보타워사거리를 잇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이 개통할 예정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급행열차의 경우 강남역에서 신공항까지 1시간 내 주파가 가능해져 강남역 상권의 유동인구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 연결 등 중장기 프로젝트들도 이 지역상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0년 초까지 분당선 정자역에서 판교를 거쳐 양재역,강남역을 잇는 신분당선 1차 구간이 개통할 예정.이 구간에 전철이 가동되면 분당에서 강남역까지 약 16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신분당선 연결과 때맞춰 강남대로 지하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서초구는 이르면 2012년까지 강남대로의 양재역~강남역~교보타워사거리역~논현역을 잇는 3km 구간에 폭 40m,지하 5~6층 깊이의 '지하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업본부장은"강남역 지하도시가 실현될 경우 지하에는 의류 등 판매업종,지상에는 유흥업종 위주로 상권의 분업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