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김성수 HR Cap 사장(46).그는 철들고 나서부터 27년째 한우물만 파고 있다.


다름아닌 인사관리다.


대학시절 인사관리를 전공했다.


1987년 LG그룹에 입사한 뒤에도 그룹 회장실과 연수원에서 인사관리만 전담했다.


2000년 LG그룹 미주본부 인사부장을 끝으로 '교포'로 변신하면서도 역시 '전공 업체'를 차렸다.


다름아닌 헤드헌터 및 리쿠르팅업체다.


그가 월급쟁이 신분을 벗어던지고 해외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건 2000년 6월.그후 6년 만에 미주 최대의 한국인 헤드헌터업체로 자리잡았다.


그가 축적한 인재정보는 한국인 4만여명을 포함한 30여만명.이제 미국의 인재를 구하려는 한국계 기업과 한국계 기업에 관심 있는 인재에게 그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2010년엔 미국 최고의 소수계 헤드헌터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꿈을 키우고 있는 김 사장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웃었다.


◆전공을 살렸다


김 사장은 LG그룹에서도 잘 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미국에 눌러 앉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사명감' 때문.그는 미국에서 채용 관련 일을 하면서 기업들이 애타게 찾는 유능한 한국인 교포 자녀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았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들을 기업에 연결해줄 통로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기업도,교포 자녀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이 일을 맡기로 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국가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이제 현실화됐다.


삼성 및 LG 미주법인과 미국에서 떠오르는 의류업체 사우스폴의 공식 헤드헌터사가 됐다.


이들 3개 회사에만 공급한 인재가 500여명을 넘는다.


한국의 대기업과 미국 현지의 교포기업에도 수많은 인재를 소개했다.


그 결과 작년 4월에는 우수한 인재를 한국 기업에 소개해준 공로로 수출유공자로 선정돼 산업자원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김 사장이 처음부터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


2000년 6월 8명의 직원으로 기세 좋게 사업체를 차렸지만 허울만 그럴듯했다.


6개월이 지나자 모두 회사를 떠나고 자신만 남았다.


주위에선 업종 전환을 권했다.


세탁소 등 조그만 자영업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았다.


'분명히 되는 사업이고 잘 할 수 있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다.


돈 한푼 벌지 못한 채 그렇게 2년을 오로지 '깡'으로 버텼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2년이 지나자 서광이 비쳤다.


'1인회사'에서 지금은 25명의 직원이 있는 어엿한 회사로 성장했다.


김 사장은 "바닥까지 떨어진 2년이었다"며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연구하며 견뎌낸 것이 오히려 보약이 됐다"고 털어놨다.


HR Cap이 다른 헤드헌터사는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자랑하는 '스피드 & 퀄러티(Speed & Quality·회사의 요구에 딱 맞는 인재를 가능한 한 빨리 소개한다는 것)'도 시련의 기간 동안 개발됐다고 한다.


◆멀리 보고 즐겁게 일한다


김 사장은 항상 미소를 띠고 있다.


"일하는 게 재미있기 때문"이란다.


그 미소 뒤에는 회사의 청사진이 설계돼 있다.


다름아닌 장기적으로 미국 최고의 인사 관련 컨설팅업체가 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30만여명의 인재에 대한 자료를 시시각각 업데이트하는 CRMS를 구축했다.


인터넷으로 3자가 최대 16명까지 화상 면접을 볼 수 있는 'VCS시스템'도 처음 개발했다.


주류 업체도 본격 공략,작년 8월 HSBC와 JP모건체이스의 소수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대표 헤드헌터사로 지명됐다.


특히 HSBC가 추진 중인 동부지역 300여개 지점 확장 사업에서 인재 공급의 주된 창구로 부상했다.


이를 위해 뉴저지뿐만 아니라 맨해튼에도 사무실을 냈다.


앞으로 LA와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시카고는 물론 한국과 중국에도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김 사장은 "HR에는 채용·육성·평가·보상이 포함된다"며 "지금은 채용업무에만 그치고 있지만 나머지 업무도 올해부터 착수,종합 컨설팅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즐겁게 일하니 자신있다'는 투였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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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이민을 위한 조언 ]


◆한국에서 준비하고 와라=막연히 와선 큰코다친다.


한국에서 철저히 시장조사를 마친 뒤 하고자 하는 업종을 염두에 두고 와야 한다.


그에 대해 공부도 하고,필요하면 자격증도 따라.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하라=아무래도 일은 즐거워야 한다.


그러자면 좋아하는 분야,관심 있는 분야가 제격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할 때 과연 관심 있는 분야인지 따져봐야 한다.


◆어느 정도 위험은 감수하라=주변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너무 오랫동안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50% 정도의 가능성이 있고 관심 있는 분야라면 시작하는 게 좋다.


이국땅에서 '리스크 제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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