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인도의 핵 협력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박4일간의 인도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2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핵 협력과 인도의 시장개방 등을 논의했다. 미국은 인도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로 삼기 위해 인도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미국을 방문한 싱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미가입국인 인도에 민수용 핵기술과 연료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양국 간 핵거래에 대해 두 나라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핵 협력의 세부조건과 관련,양국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다. 부시 대통령이 역대 미 대통령 중 다섯 번째로 인도를 방문함으로써 이번 방문 기간에 양국의 핵 협력이 어떤 식으로든지 공식 선언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 인도의 핵 협력이 속도를 내면서 양국 간 경제 협력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롭 포트먼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일 부시 대통령이 뉴델리에 도착하기 직전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교역액이 3년 내에 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먼 대표는 "지난해 268억달러였던 양국 간 교역액을 5년 내 배로 늘리기로 했으나 이를 3년 내로 단축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나라는 실무협상을 통해 12개 정도의 분야에서 무역과 투자를 증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3일 오전 하이데라바드를 방문했다가 오후에 뉴델리로 다시 돌아와 올드델리의 레드포트에서 연설한 뒤 4일 오전 파키스탄으로 떠난다. 한편 인도의 이슬람교도(무슬림) 5만여명은 뉴델리에서 반(反) 부시 시위를 열고 "부시가 세계 최대 테러리스트이기 때문에 인도 방문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데라바드의 무슬림 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3일 하룻동안 파업을 벌일 것을 시민들에게 촉구했다. 장경영 기자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