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증세가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 삭감과 감세를 통한 경제 활성화입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낸 글렌 허바드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학장(48)은 2일 노무현 정부의 증세 정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파이낸셜포럼(회장 김기환) 주최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다. 부시 행정부에서 감세 정책을 주도했던 허바드 학장은 "특히 법인세와 배당소득세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경제가 활성화되면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기반이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선 "보호주의는 득이 될 게 없다"며 "한국이 금융산업을 개방하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바드 학장은 또 "미국 경제는 올해 3.5% 성장이 가능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착륙(hard landing) 가능성을 부인했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와 재정적자)도 "점진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미국 경기가 건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금리를 연 5% 수준까지 올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는 연 4.5%다. 다만 고유가와 주택시장 거품,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비용 문제는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잠재 악재'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허바드 학장은 "중국 정부에 먼저 주문할 일은 취약한 금융 시스템을 보강하라는 것"이라며 "그것이 이뤄지고 난 뒤에는 중국 정부도 점진적 위안화 절상이 자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