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판교신도시 아파트 청약 일정이 예고된 가운데 같은 시기 판교 인근에서 무려 1만여가구의 아파트가 '맞짱 분양'으로 쏟아질 예정이어서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당초 주택업계에서는 판교와 분양 시기가 겹칠 경우 수요자들이 판교에 집중돼 계약률이 크게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최근엔 정반대로 판교 분양이 주변 지역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킬 뿐 아니라 판교에서 낙첨된 청약자들이 주변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4월 판교 주변에 1만가구 진흥기업은 이달 말 용인 상하동에서 1051가구(33~56평형)짜리 대단지로 판교와 맞붙을 작정이다. 판교 분양으로 1순위 청약은 저조하겠지만 미분양 물량을 사겠다는 수요가 많아 오히려 계약이 성공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광토건도 이달 말부터 용인 동백지구 내 연립주택 부지에 '남광하우스토리'(134가구)를 내놓는다. 62~74평형까지 대형 평형으로만 설계된 고급 빌라다. GS건설은 판교 남쪽 성복동에서 다음 달 중 3400여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를 선보인다. 시행사인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성복자이는 전체 4개 단지로 구성됐으며 3개 단지에 대해 사업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다음 달부터 순차 분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CJ개발도 다음 달 중 성복동에서 1300여가구(33~90평형) 규모의 대단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주건설은 15만평 규모의 민간개발 택지지구인 공세 지구에서 다음 달 초 2000가구(38~79평형)를 공급할 계획이다. 성원건설도 같은 곳에서 710가구(35~55평형)를 선보인다. 대림산업 역시 4월 기흥구 마북동에서 460가구(34~51평형)짜리 중형 단지의 청약에 들어간다. ◆중·대형 평형 많고 입주 직후 전매 가능 건설업체들이 판교 분양을 무시하고 도전적으로 분양을 강행하는 데는 '청약률'은 낮을지라도 실제 계약률은 오히려 높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건설 관계자는 "이달 판교 물량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중·소형 평형이 대부분"이라며 "여유 계층은 오히려 주변 지역의 중·대형 물량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에 판교 주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큰 평형인 데다 입주 직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이 밖에 도로·경전철 등의 잇따른 개통으로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한결 개선될 전망이다. 분양가도 판교 중·대형 평형(평당 1600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