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의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기업경기전망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생계수단인 소형트럭 판매도 다시 늘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및 중소기업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여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일 전경련 등 경제단체와 업계에 따르면 경기 회복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전경련은 이날 3월 BSI가 118.9로 작년 9월(111.4) 이후 7개월 연속 100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전 산업이 지수 100 이상을 기록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대한상의가 전국 129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일 발표한 '2006년 2·4분기 기업경기전망'에서도 2분기 BSI 전망치는 116으로 기준치(100)를 크게 넘어섰다. 이는 2002년 3분기(1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은 판매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생계수단인 1t짜리 소형트럭 판매가 살아나고 있는 것.현대·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1t짜리 소형트럭(포터 리베로 봉고트럭) 내수판매는 총 1만807대로 전년 동월보다 44.1%나 늘었다. 전달에 비해서도 판매량이 25% 증가했다. 그러나 중소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이 급락하고 휴대폰 판매가 급감하는 등 중소기업과 IT 경기는 아직 깨어날 조짐이 없다. 기협중앙회가 1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생산설비 평균 가동률'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에 비해 1.7%포인트 떨어진 69.4%였다.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69.7%) 이후 5개월 만이다. 휴대폰 판매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는 전달보다 8만대(11.6%) 줄어든 61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팬택계열의 휴대폰 판매량은 35만대에서 20만6000대로 급감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최근 경기회복세의 지속가능성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해 "작년 2·4분기(4~6월)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현재의 경기회복 국면은 내수와 수출이 균형된 모습을 보이고,회복 속도도 비교적 완만해 상승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종원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대외여건 악화 등에 따른 불확실 요인을 배제할 순 없지만 최근 경기회복 국면은 잘 관리하면 상승국면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