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전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보였던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등 내부점검을 강조하면서 한박자 속도를 늦추고 있습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는 소식으로 이달 조회사를 시작했습니다. 경영실태평가 등급 상향조정으로 국민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자기자본의 15%에서 30%로 확대돼 외환은행 인수자금 확보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강 행장은 지난해 부실처리를 위해 자산 15조원을 잃었다면서 올해에는 리스크관리에 보다 철저히 나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지난달 강력한 외환은행 인수 경쟁자인 하나은행과 한바탕 입씨름을 펼쳤던 것과 비교해보면 많이 차분해진 모습입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은행권의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 움직임을 두고 “본격적인 영토확장에 혈안이 돼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은행간 과당경쟁을 불러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한 "궁극적으로 3, 4개 은행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은행권의 위기의식을 기업은행도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위기의식으로 타 은행들이 기업은행의 주무대인 중소기업금융에 본격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고 동시에 정부가 기업은행 지분매각작업에 착수하는 등 지배구조 변화도 예상되는 지금이 어느때보다 고객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는 것입니다. 한편 다음달 조흥은행과 통합을 앞둔 신한은행은 이달 월례조회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신한은행은 통합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단독으로 월례조회를 실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으로 무엇보다 통합작업이 당면과제임을 시사했습니다. 지난달 외환은행과 LG카드 등 향후 은행권의 판도를 뒤바꿀만한 매물과 관련해 숨막히는 신경전을 벌였던 은행들은 고객확보와 리스크관리 강화 등 내부역량 키우기를 강조하며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최은주기자 ej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