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사는 회사원 문 모씨(30)의 3일 오전 출근길.그는 평소와 달리 지하철을 타지 않고 승용차를 끌고 나왔다 낭패를 당했다. 문씨는 평소 방학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인근 회사까지 걸어간다. 집에서 회사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50분. 문씨는 이날 평소보다 30분 빠른 오전 7시에 집을 나섰다. 전날 '바늘 하나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많았던 지하철에서 의 고통이 워낙 컸던 만큼 도저히 지하철 역으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승용차를 선택한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도봉로,미아로,성신여대 앞을 거쳐 서울역까지 오는 데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1시간40분이 걸렸다. 문씨는 "중앙차선제로 평소에도 막히던 도로가 철도노조 파업으로 쏟아져 나온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며 "조금 늦더라도 차라리 지하철을 이용했더라면 나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철도노조 파업 탓에 승용차를 이용,출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자유로 등 수도권 주요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일산과 문산 등 서울 외곽과 인천 수원 등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주민들은 승용차를 갖고 나왔다가 꽉 막힌 도로에서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서울시내 주요 도로와 간선도로에서도 평소보다 일찍부터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양천구 목동에 사는 회사원 조 모씨(44)는 "양화대교가 막힌다는 얘기에 가양대교를 거쳐 광화문의 직장까지 오느라 평소의 두 배인 1시간30분이 소요됐다"며 "일산 쪽에서 빠져나온 차들로 수색로가 가득 차 꼼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철도노조 파업이 계속되는 한 뾰족한 대책은 없지만 그래도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