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수컷끼리의 종족보존 경쟁에서 이긴 우수한 수컷이 모든 암컷과 교미하는 일부다처제의 번식 본능을 가지고 있다. 동물의 수컷은 그래서 힘이 없으면 언제라도 쫓겨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암컷의 질을 따질 시간이 없고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유전자를 보다 많은 암컷들에게 퍼뜨린다. 경쟁적으로 씨를 뿌리다 보니 암컷이 낳은 새끼가 어느 유전자를 이어받았는지 확인할 도리도 없다. 그저 되도록 많은 암컷에게 정자를 많이 뿌리려는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사람의 수컷도 기본적으론 동물과 다를 바 없다.


남성들의 바람기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무의식 속에 스며 있는 보다 많은 씨앗을 퍼뜨리려는 본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하루 7억개씩 정자를 끊임없이 만들어 낸다. 남자는 상대가 어떤 여성이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고 그저 많으면 좋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본능적으로 끊임없이 보다 젊은,보다 많은 여자를 추구하지만 일부일처제란 사회적 현실 앞에서 순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회가 오면 누구나 쉽게 유혹에 빠져드는 것은 본능의 산물이다.


암컷은 가장 우수한 수컷 하나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만 키우면 된다. 암컷이 자식을 가지려면 오랜 임신 기간을 견디고 출산의 고통도 겪어야 한다. 낳고 나서도 새끼가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뒷바라지해야 한다. 우수한 새끼일수록 제 앞가림을 잘하고 새끼가 우수해야 어미도 편하다. 따라서 암컷은 원초적으로 짝을 고르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수컷 짝이 '아니올시다' 싶으면 암컷은 더 나은 수컷을 찾는다. 이것이 암컷의 바람이고 이 역시 본능이다. 사람의 암컷도 마찬가지다.


당초 배우자를 고를 땐 가장 우수한 남성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살아 보니 '아니올시다'는 결론에 이르면서 여성의 바람기가 발동한다. '가장 우수한 씨앗을 잉태해서 퍼뜨려야 한다'는 섭리의 명령이 여성을 내모는 것이다. 여자는 가임 기간 중 한 달에 한 개씩 난자를 생산하여 평생 400개쯤 배란하고 나면 그만이다. 여자에게 수많은 남자는 필요 없다. '우수한 정자냐 아니냐' 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요컨대 암수 둘 다 바람을 피우지만 그 동인은 판이하다. 수컷은 양을 추구하고 암컷은 질을 따진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팀이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성 매매 특별법 발효 이후에도 한국 남성 5명 중 1명(21.3%) 꼴로 성 구매 경험이 있으며 이들은 안마시술소(63%)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40대가 되면 서서히 고환에 있는 남성호르몬 분비 세포가 죽기 시작한다. 고환 세포가 죽어 가면서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은 감소하고 남성성이 사라지며 발기 기능도 저하된다. 이 때가 되면 남성들은 불안감과 함께 무의식적으로 성 행위에 집착하게 되고 성행위 빈도를 늘리려고 애 쓴다.


하지만 나이 들어 가면서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막상 실전에 임하면 그야말로 헤매기 일쑤다. 이 때 여성이 잘해야 한다. 아내는 '중년 남성의 성에 대한 집착도,성기능 저하도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남편과 몸과 마음을 맞추는 데 좀 더 노력해야 한다. 절대로 주눅 들게 해선 안 된다. 자칫하면 남편은 주눅 들게 하는 아내를 뒤로 하고 자신의 남성성을 좀 더 잘 발휘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 나설지 모른다.


중년 남성들도 아내를 언제나 비위나 맞춰 주는 존재로 생각하다간 큰코 다친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내 아내도 보다 나은 정자를 찾아 나설 수 있는 원초적 본능을 타고난 여성'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야 한다. 중년 남녀들이여! 나중에 가래로 막지 말고 어서 빨리 손과 입으로 막아야죠?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