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부과되는 주택분 재산세(이하 재산세) 인하 움직임이 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모두가 재산세율을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세율 인하를 확정했거나 추진 중인 자치구가 20곳이며,도봉구 등 나머지 자치구도 주민들이 인하를 요구할 경우 사실상 거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산세 인하가 수도권에서도 특히 집값이 비싼 서울 강남권과 분당지역 아파트 주민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여서 논란도 없지 않다. 특히 재산세 감소로 지자체 예산이 줄어들 경우 사회복지 등 서민층을 위한 사업이 우선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서울 자치구 대부분 재산세 인하 25곳 서울 자치구 중 지난해 재산세율을 낮추 지역은 모두 15곳.중구(40%),양천.서초구(30%),용산.중랑.성북.강북.마포.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20%),성동.광진구(10%) 등이다. 이들 자치구는 올해도 작년과 같은 비율로 재산세를 낮출 예정이다. 세법 구조상 지자체가 한번 세율을 낮추면 상위법(지방세법)에서 규정한 법정세율과 다르다 하더라도 조례를 개정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율을 낮추지 않은 송파구가 이번 주 30% 인하안을 구의회에 제출키로 했다. 또 강남(30%),동대문.강동구(20%) 등도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제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인 금천구도 재산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31개 시.군.구 중 지난해 14개 기초단체가 재산세율을 낮춘 경기도 지역도 안산.화성.광명시 등이 추가로 재산세 인하 작업에 들어가 5월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산세 인하 도미노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방선거가 세율 인하 주요 요인 재산세 인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 주민들의 재산세 부담이 커진 이유도 있지만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재산세 인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산세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경기도의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와 특정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뿌리치기 어렵다"며 "재산세 인하도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재산세 인하를 결정한 서울지역의 한 자치구도 자치단체장이 먼저 나서서 세율 인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지방 납세자와의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지자체들이 최고 50%까지 재산세율을 낮춰주고 있어 지방 주택은 같은 가격의 수도권 주택에 비해 최고 두 배 수준의 재산세가 과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