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홍 < 미래에셋생명사장·jhyoon@miraeasset.com >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동안(童顔)컨테스트' 입상자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1등에 당선된 40대 중반의 한 여성이 20대의 아들과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연인 사이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최근 이렇듯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동안이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으면서 누구나 할 것 없이 젊음을 유지하거나 되찾고자 애쓰고 있다. 젊다는 것 자체가 건강과 아름다움의 상징이 될 수 있고 젊음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젊음에 대한 이러한 욕망들이 육체적으로 젊었던 과거에 대한 얽매임에 기인한 것이라면 나는 "다시는 오지 않을 현재의 시간들을 소중히 가꾸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현재의 나이와 상황이 있다. 3월을 맞아 처음으로 부모의 품을 떠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 입대를 앞둔 청년, 갓 입사한 신입사원, 퇴직이 다가오는 아버지 등 우리는 저마다 처한 나이와 상황이 다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이며 어릴 적 경험했던 놀이에 대한 추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렇게도 피하고 싶고 힘들었던 군 복무 생활도 사회생활에서는 가장 많은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는 경험이 되고,대부분의 사람들은 첫사랑의 실패 또한 성장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을 법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소중한 일들은 너무나 많이 있다. 첫 아이의 탄생, 아이의 입학, 직장에서의 성취 등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 소중하고 아름답지 않은 기억이 없다. 비록 은퇴를 앞둔 나이라도 얼마만큼 소중하게 현재를 보내는가에 따라 남은 인생이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그때가 좋았지 한없이 좋았지…"라는 노랫말이 있듯이 지나온 시절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하자.그러나 과거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아쉬워하고 있는 사람들, 현실에 충실하지 못하고 나태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지금을 사랑하라. 아니면 그 시간을 나에게 달라"고 말이다. 보통 1월에는 유흥업소나 택시 영업이 잘 안 된다고 한다. 한 해를 시작할 때 세운 야심찬 계획들 때문에 연초부터 술 마시고 택시를 타고 다닐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아직 열 달이나 남아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돌이켜보고 다잡을 때인 것 같다. 오늘은 어제 죽어간 사람들이 그토록 살기 원했던 내일이다. 현재가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순간이라 생각하고 아낌없이 최선을 다하자. "오늘도 어김없이 금쪽 같은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