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많다보니 1번가 골목상권의 벼룩점포나 중앙로 일대 노점상들도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넘치는 유동인구는 정규 점포에만 들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장사는 밤 9시께 일찍 끝나는 대신 노점장사는 밤 10시 넘어서도 활기를 띤다. 1번가에 둥지를 튼 벼룩점포는 정확히 8개다. 업종은 어묵·떡볶이 가게와 잡화점이 각각 3개이고 액세서리점과 화장품점이 각각 1곳이다. 건물벽에 기댄 형태의 벼룩 매장이어서 3평이 고작이다. 그렇지만 투자비용은 만만치 않다. 여기서 어묵을 파는 김모씨(여·50)는 "3억원 정도 들여야 매장을 가질 수 있다"며 "점포 임대비가 천정부지인 명동서 노점이나 가건물 매장을 갖는다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높은 임대비 탓에 보통 한개 500원 하는 어묵 값이 여기서는 800원으로 뛰었다. 2만~3만원짜리 구두를 파는 잡화점에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5시가 넘으면 중앙로에는 노점상들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얼핏 어지럽게 보이지만 노점상들은 정확하게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닭꼬치를 파는 이모씨(29)는 "오후 5시에서 10시까지 5시간 바짝 장사하면 400명 정도 손님을 받는다"며 "1명당 지출액이 1500~3000원 사이니까 대충 매출이 나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5년간 액세서리를 팔았다는 노점상 김을녀씨(여·60)는 2500만원으로 처음 장사를 시작해 현재 월세(자릿세)로 200만원을 낸다고 했다. 그러나 누구에게 내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김씨는 "액세서리 가게가 워낙 많이 생겨 요즘은 공치는 날도 있다"고 푸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