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 전쟁, 한국은…] 전세계 광구 개발권 1%도 못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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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6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한국은 석유소비 세계 7위,수입 4위 국가지만 자원확보전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자원확보 전쟁에서 돋보이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빠른 경제성장으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자 안정적인 공급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광구 매입은 물론 관련 기업 인수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은 아프리카.중국은 지난해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중국-아프리카 간 사업협의회(China-Africa Business Council)를 설립,중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진출과 동시에 각종 원조사업도 진행,나이지리아 잠비아 보츠와나 등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석유회사 유노칼을 인수하려다 좌절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석유업체 악포 유전의 지분 45%를 22억7000만달러에 매입했다.
서방 국가들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수단에도 진출,그 곳에서 나오는 원유의 50% 이상을 중국 회사들이 생산해 내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01년까지 해외 석유생산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도 종합상사들을 중심으로 석유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미쓰비시상사는 미국 멕시코만 일대 9개 광구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 또는 탐사 중이고,러시아 사할린 유전,천연가스전 개발에도 약 20억달러를 투자했다.
일본은 특히 동중국해에서의 가스전 개발을 위해 중국과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중동에서도 에너지 확보를 위해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들 국가와 관계 개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유럽 각국은 과거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서 언어 등의 이점을 최대 활용,개발권을 선점하고 있다.
메이저 석유기업들은 신규 광구가 부족해지자 광구 입찰에서 웬만한 기업들이 제시하기 어려운 가격을 제시,광구를 싹쓸이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초 벌어진 리비아 광구 입찰.당시 한국에서도 석유공사와 일부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입찰에 참여했지만 선진 거대기업들이 한국기업들로선 엄두를 내기 어려운 높은 가격을 써내 모두 가져 가버렸다.
메이저 기업들은 또 아프리카 등 석유 신흥시장에 안정적인 지위 확보를 위해 장기적으로 특정 지역이나 국가를 공략 대상으로 설정,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투자를 집행해 나가고 있다.
영국의 BP는 2000년에 앙골라,2002년에 트리니다드를 전략적 진출 지역으로 선정한 이래 꾸준한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BP는 앙골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30년이라는 장기 사업 계획과 전략은 물론 단기 세부 실행 방안도 동시에 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진출' 의미는 단순히 국가에서 광구를 획득하고,석유를 캐내는 일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와 긴밀한 연계와 긍정적인 여론 형성,현지 기업 지원 및 현지 하청업체 개발,정부와의 관계 강화 등으로 장기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쌓아가는 접근방법을 택하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