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석유 메이저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패키지딜 필요=석유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패키지딜(Package deal) 형태의 진출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패키지딜은 광구 매입을 통한 석유 탐사 및 굴착과 함께 통신,건설 관련 업체도 동반 진출,석유 개발에 경제 원조의 개념까지 포함하는 개념. 국제 석유 및 가스 개발 컨설팅을 주로 하고 있는 액센츄어의 한 관계자는 "경제 개발에 목말라하는 산유국에 한국의 중공업 및 인프라 업체들과 석유 개발 업체들이 함께 진출해 석유 개발은 물론 사회 간접자본 건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패지지딜의 전형적인 방법은 예를 들어 광구 입찰 가격이 5000억원짜리라면 실제 비용은 2000억원 정도만 지불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그에 상당하는 인프라를 건설해 주는 방식이다.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건설업체 통신업체 중공업업체 전자업체 등 사안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 이들 인프라 구축에 동참하는 기업은 유전 지분을 나눠 갖게 되며 나중에 퍼 올린 원유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같은 패기지딜에는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 대기업들은 다양한 계열사를 갖고 있어 패키지딜에 최적이라는 얘기다. SK그룹을 예로 들면 유전탐사 개발은 SK㈜,각종 석유화학 플랜트나 도로항만 건설은 SK건설,무선통신시설 구축은 SK텔레콤,정보기술 인프라 설치는 SK C&C 등으로 업무를 분담할 경우 효율적인 패키지딜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실제 SK그룹은 알제리 리비아 베트남 등 산유국을 대상으로 이 같은 거래를 추진 중이다. 꼭 같은 그룹 계열사가 아니더라도 지난해 8월 한국전력이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나이지리아 해상광구 입찰에 성공한 것처럼 패키지딜이 가능하다. ◆정부지원도 절실=기업의 성공적인 자원개발에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석유회사,에너지연구소,중공업 업체,대학 간 체계화된 정보 교류를 위한 시스템인 지식클러스터(Knowledge cluster)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INTSOK라는 정부 기관이 160여개 석유 가스 관련 노르웨이 기업의 지식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으며,노르웨이 회사가 해외로 진출하고자 할 때 자문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탐사 시추 및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전담하는 전문업체 육성 역시 시급하다. 관련 전문가 확보도 필수적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자원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세계 자원개발 현황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문가뿐 아니라 지역 전문가도 필요하다. 그러나 석유 및 가스 소비 대국인 한국에는 아직도 전문성과 국제성을 갖춘 에너지 전문가가 부족하며,이들을 뒷받침할 만한 세계 수준의 연구소 및 관련 회사도 드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해외 우수 인재를 끌어 오고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 및 관련 조직 설립 역시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