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8회 아카데미상] 리안 감독 "사랑은 역시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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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마운틴'을 연출한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이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동양인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5일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브로크백마운틴'은 감독상외에 각색상 작곡상도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리안 감독은 "극중 두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 됐던 두 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그들은 사랑의 위대함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줬다"고 수상 수감을 밝혔다.
카우보이들의 동성애를 그린 이 작품은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과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아 일찌감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1954년 대만 태생인 리안 감독은 자국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작품성 높은 드라마와 흥행성 있는 액션영화를 동시에 연출하면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시아 감독으로 떠올랐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받은 두 작품 '결혼피로연'과 '센스 앤 센스빌러티' 등은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변화에 주목하면서도 양자 간에 놀랄만한 화해를 이끌어 냈다.
그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등 4개부문 상을 수상한 '와호장룡'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뒤 할리우드 메이저스튜디오에서 블록버스터 '헐크'도 연출했다. 그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것은 뉴욕대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한 데다 이질적인 문화나 시대적 간극을 드러내는 문화들을 섬세한 안목으로 연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폴 해기스 감독의 '크래시'가 차지했다.'크래시'는 캐나다 출신 폴 해기스의 감독 데뷔작으로 650만 달러가 들어간 저예산 독립영화다.
이 영화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통해 서로 엮이며 겪는 36시간 동안의 갈등과 대립을 조명한다.
도둑을 동생으로 둔 흑인 경찰관,사회와 인종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자동차 도둑 두 명, 인종차별주의자인 베테랑 형사,성공한 흑인 영화감독과 그 아내,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사는 페르시아계 이민자,히스패닉계열쇠 수리공 등이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인종 차별의 단면을 보여준다.
'크래시'는 작품상 외에도 각본상과 편집상 등 3개 부문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선 4월 초 개봉될 예정이다.
남우주연상은 '카포티'에서 실존작가 트루먼 카포티역을 훌륭하게 연기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받았고,여우주연상은 '앙코르'에서 주인공 자니 캐시의 구혼을 받는 여가수 준 카터역의 리즈 위더스푼에게 돌아갔다. 일본 기녀들의 사랑을 그린 '게이샤의 추억'은 촬영 의상 미술상 등 3개 상을 받았고,판타지영화 '킹콩'은 음향상 시각효과상 음향편집상 등 3개 기술상을 석권했다.
'굿나잇 앤 굿럭'과 '시리아나' 등 2개 작품에서 감독상과 남우조연상 후보 등에 올랐던 배우출신 감독 조지 클루니는 '시리아나'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공로상은 그동안 아카데미가 외면해온 거장 로버트 알트만 감독에게 바쳐졌다. 알트만은 지난 50년간 '내시빌'과 '매시' 등 숱한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지만 감독상과 작품상은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올해 아카데미상에서는 사회 현실을 다룬 작품들이 주요 부문상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작들은 대부분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인종 차별과 사형제도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올해도 아카데미는 동성애의 '브로크백 마운틴'보다는 사회적 반향이 더욱 큰 인종간의 갈등을 다룬 '크래시'를 작품상으로 선정해 보편적인 주제를 선호하는 전통을 고수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5일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브로크백마운틴'은 감독상외에 각색상 작곡상도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리안 감독은 "극중 두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 됐던 두 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그들은 사랑의 위대함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줬다"고 수상 수감을 밝혔다.
카우보이들의 동성애를 그린 이 작품은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과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아 일찌감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1954년 대만 태생인 리안 감독은 자국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작품성 높은 드라마와 흥행성 있는 액션영화를 동시에 연출하면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시아 감독으로 떠올랐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받은 두 작품 '결혼피로연'과 '센스 앤 센스빌러티' 등은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변화에 주목하면서도 양자 간에 놀랄만한 화해를 이끌어 냈다.
그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등 4개부문 상을 수상한 '와호장룡'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뒤 할리우드 메이저스튜디오에서 블록버스터 '헐크'도 연출했다. 그가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것은 뉴욕대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한 데다 이질적인 문화나 시대적 간극을 드러내는 문화들을 섬세한 안목으로 연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폴 해기스 감독의 '크래시'가 차지했다.'크래시'는 캐나다 출신 폴 해기스의 감독 데뷔작으로 650만 달러가 들어간 저예산 독립영화다.
이 영화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통해 서로 엮이며 겪는 36시간 동안의 갈등과 대립을 조명한다.
도둑을 동생으로 둔 흑인 경찰관,사회와 인종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자동차 도둑 두 명, 인종차별주의자인 베테랑 형사,성공한 흑인 영화감독과 그 아내,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사는 페르시아계 이민자,히스패닉계열쇠 수리공 등이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인종 차별의 단면을 보여준다.
'크래시'는 작품상 외에도 각본상과 편집상 등 3개 부문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선 4월 초 개봉될 예정이다.
남우주연상은 '카포티'에서 실존작가 트루먼 카포티역을 훌륭하게 연기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받았고,여우주연상은 '앙코르'에서 주인공 자니 캐시의 구혼을 받는 여가수 준 카터역의 리즈 위더스푼에게 돌아갔다. 일본 기녀들의 사랑을 그린 '게이샤의 추억'은 촬영 의상 미술상 등 3개 상을 받았고,판타지영화 '킹콩'은 음향상 시각효과상 음향편집상 등 3개 기술상을 석권했다.
'굿나잇 앤 굿럭'과 '시리아나' 등 2개 작품에서 감독상과 남우조연상 후보 등에 올랐던 배우출신 감독 조지 클루니는 '시리아나'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공로상은 그동안 아카데미가 외면해온 거장 로버트 알트만 감독에게 바쳐졌다. 알트만은 지난 50년간 '내시빌'과 '매시' 등 숱한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지만 감독상과 작품상은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올해 아카데미상에서는 사회 현실을 다룬 작품들이 주요 부문상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작들은 대부분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인종 차별과 사형제도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올해도 아카데미는 동성애의 '브로크백 마운틴'보다는 사회적 반향이 더욱 큰 인종간의 갈등을 다룬 '크래시'를 작품상으로 선정해 보편적인 주제를 선호하는 전통을 고수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