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흐름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엔 비관론과 낙관론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비관론은 2003년 3월부터 세계 증시의 동반랠리를 부추겼던 '저금리 기조에 기반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금리 인상으로 위축되면서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요점이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글로벌 경기가 아직 양호하고 △세계적으로 주식이 다른 자산보다 저평가 매력이 큰 까닭에 상승 추세가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작년까지 주요 경제권역에서 금리를 올린 곳은 사실상 미국에 국한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04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14차례나 매번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올해는 유럽이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2003년 6월부터 기준금리를 2.0%로 유지해왔던 유럽중앙은행(ECB)은 작년 12월에 이어 이달 초 금리를 각각 0.25%씩 인상했다.


문제는 세계 금리 인상이 더 지속될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당초 연 4%대 중반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요새는 5.0~5.5%까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은 유럽금리도 2,3분기에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돼 연말 3.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리 인상 악영향은 제한적


금리 인상은 증시에 호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일본 금리가 인상되면 엔캐리(금리가 낮은 일본 자금을 차입해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청산되면서 이머징 증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최근 국내외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리 상승이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일본 장기금리는 1.6%대로 미국(4.6~4.7%) 독일(3.5~3.6%) 등 경쟁국보다 훨씬 낮아 설령 일본이 0.2~0.3%포인트 인상해도 엔캐리 자금이 대거 청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세계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로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주식의 저평가 매력이 높아 세계 증시가 크게 조정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4.4%(IMF 전망 기준)로 양호한 모습을 띨 것"이라며 "최근 세계 금리인상은 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004년 중반 이후 미국 정책금리가 인상됐지만 한국관련 해외펀드에는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따라서 선진국 금리 인상이 글로벌 유동성을 위축시키고 한국 증시에도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날 것이란 시각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1300대 초반에서는 좋은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