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63%가 성과나 능력에 상관 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 인상되는 경직적인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 3086개의 연봉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업의 62.8%가 경직적인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었다고 6일 발표했다. 호봉제를 도입한 기업 중 45.4%는 기본급 항목이 호봉급 하나뿐인 순수 호봉급 임금체계를 갖고 있었고,나머지는 직무의 가치와 개인의 공헌에 따라 보상하는 직무급 임금제 등과 호봉제를 결합해 운용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직무급 임금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로 '직무 평가 곤란'(63.9%)과 '직무별 시장 임금에 대한 정보 부재'(33.2%) 등을 주로 꼽았다. 기업이 초과 이익분을 근로자에게 돌려주는 성과배분제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1999년 16.0%에서 작년에는 32.1%로 크게 늘었지만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성과배분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영상 애로로 여건이 안됨'(44.8%)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기준 설정 등의 기술적 애로'(33.9%),'노사관계 개선에 도움이 안됨'(7.5%) 등이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