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협상 전문인력이 없다 … 60여명 불과, 협상등 부실화 우려
정부가 미국 캐나다 아세안(ASEAN) 멕시코 인도 등 5개국과 동시 다발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해 협상 자체가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6월초부터 시작되는 한·미 FTA 협상에는 139명의 협상단을 구성한 미국에 맞서 적어도 130명의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한국은 전체 FTA 관련 인력이 60여명에 불과하다.

이들 대부분도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 투입돼 있다.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을 위해 이 인력의 일부를 차출하고 나머지는 신규 채용한다는 생각이지만 절차를 밟는 데만 물리적으로 두 달이 넘게 걸리는 데다 전문 인력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한·미 FTA 협상단 구성을 위해 외교통상부 재정경제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등 10여개 부처가 100여명의 신규 인력 증원을 신청,지난달 13일부터 행정자치부 및 기획예산처와 4주째 결론 없이 협의만 거듭하고 있다.

각 부처는 협상단 규모를 미국 수준에 맞추기 위해 증원을 요청했지만 행자부와 기획처는 기존 인력을 활용하고 증원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상교섭본부가 주축이 된 60여명 규모의 기존 FTA 협상단은 캐나다 아세안 멕시코와 한창 협상을 벌이고 있고 인도와의 협상도 눈앞에 두고 있어 차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행자부 및 기획처와의 협의가 끝나도 △대통령령 개정작업 및 법제처 협의 △차관회의,국무회의 등이 남아있어 3주가량이 소요된다.

또 신규 채용을 위한 공고-원서 접수-시험-발표-신원 조회 등에도 적어도 한달보름이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일러야 5월 초나 중순은 돼야 협상단 구성을 마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예비협상을 시작한 한·미 양국은 5월 초 협정문 초안을 교환하고 3주가량 검토를 거쳐 6월 5~9일 1차 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

자칫하면 협상단 구성 전에 향후 협상을 좌우할 협정문 초안 작성과 검토 작업을 끝내야 할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인력이 충원된다 해도 FTA 협상에 특화된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5월 초까진 협상단을 꾸린다는 계획이지만 증원은 물론 전문가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