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KT&G의 '백기사'역을 자임하고 나서는 등 금융권이 아이칸 측의 공세를 막기 위한 공동대책 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6일 "황영기 행장이 지난 주말 KT&G 측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검토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황 행장이 사실상 KT&G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자사주를 넘겨받는 방안을 포함해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여 공개매수 시도를 무력화시키거나,자기자본이나 펀드를 만들어 모은 자금으로 매수에 나서는 등의 다양한 방어책을 심층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황 행장은 이날 열린 월례조회에서 "토종은행으로서 KT&G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혼자 힘만으로 안되겠지만 투신 보험사들이 힘을 합치면 지켜야 할 기업들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KT&G의 경영권방어를 위한 자문계약사이기도 하다.


다른 금융기관의 백기사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금융권이 공동보조를 취하는 모습이다.


KT&G의 주채권은행인 농협은 "KT&G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백기사 참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G는 백기사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증자나 자사주 매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버린과 SK 간 경영권 분쟁 때도 신한 하나 산업은행 등이 백기사로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KT&G의 1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M&A 중개업체인 프론티어M&A의 성보경 회장은 "아이칸과의 다툼은 KT&G 경영진 대신 1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외 투자자 설득작업을 마무리하고 지난 4일 귀국한 곽영균 KT&G 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IR 결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백광엽·유병연·고경봉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