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이 결산기에 접어들면서 분식회계 자진고백이 잇따르고 있다. 내년부터 집단소송제가 도입됨에 따라 미리 소송꺼리를 제거하겠다는 의미다. 신풍제지는 지난 3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2004년에 148억원가량을 분식했다고 밝혔다. 138억원 규모의 원재료와 10억원 규모의 제품재고 등이 과다계상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217억원을 나타냈다고 밝혔지만 이번 분식회계로 특별손실이 반영될 경우 순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풍제지의 분식회계 고백은 12월 결산법인들의 실적발표가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효성,에쎌텍에 이어 세 번째다. 효성의 경우는 분식회계 규모가 지난 5년간 1500억원에 이른다. 해외 판매법인의 적자를 흑자로 바꾸는 방식으로 순손실을 누락시켰었다. 또 에쎌텍은 재고품 과대계상,매입채무 과소계상 등의 방식으로 2004년 41억원 규모가량이 분식처리 됐다. 전문가들은 분식회계를 고백하는 사례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기업들의 2005년 이전 분식회계를 올해 중 자진 공시할 경우 처벌을 완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분식회계가 밝혀질 경우 주가는 대부분 급락세로 이어진다. 분식회계가 큰 업체의 경우 실적에 끼치는 악영향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집단소송제에 따른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효성은 분식회계를 밝힌 지난달 23일 11%가 넘게 급락했지만 이후 4일 만에 하락폭을 모두 회복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