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의 공세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동네 슈퍼마켓들이 공동 마케팅 전선을 구축,반격에 나섰다.


전국 5만여개의 동네 슈퍼마켓과 구멍가게가 한데 뭉쳐 똑같은 상표를 사용하고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PB)를 개발,공동 대응에 나선 것.


전국 5만여개의 슈퍼마켓과 구멍가게를 회원으로 둔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은 8일 대형 할인점에 대항할 수 있는 고품질 자체 브랜드 '햇빛촌' 제품을 시리즈로 개발,다음 달 15일부터 전국 슈퍼마켓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동성제약이 만든 앵두,복숭아,백두산들쭉 등 3가지 음료수를 햇빛촌 브랜드 1호로 정하고 이미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추가 품목 개발에 들어간 것.세 음료의 소비자 가격은 각각 500원이다.


다음 달 선보일 제품은 몽고간장과 공동 개발한 햇빛촌 브랜드의 간장을 비롯해 세탁·주방세제 회사와 만든 슈퍼용 세제 등이다.


조합은 이 밖에도 슈퍼마켓만을 위한 PB상품을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조합은 이들 제품을 실어나를 자체 로고를 부착한 운송차량 900대를 4월 초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 제품의 생산은 중소기업이,공급은 전국 100여개의 체인사업본부가,판매는 동네 슈퍼가 각각 나눠 맡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다음 주 서울 강동구 묵동과 강서구 방화동 슈퍼마켓 2곳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중 수도권 지역의 동네 슈퍼와 구멍가게의 간판을 '햇빛촌'으로 바꿔 달 예정이다.


또 해당 업소의 진열대에 'PB존'을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택배로 부쳐진 물건을 동네 슈퍼나 구멍가게에서 받아주는 등 부대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택배 회사가 소비자의 집에서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에 물건을 배달해 놓으면 소비자들이 슈퍼에 들러 상품을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안영수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자문위원은 "슈퍼 한 곳에서 물건 하나씩만 팔아도 5만개를 판매하게 되는 만큼 햇빛촌 브랜드의 바잉 파워는 점점 커질 것"이라며 "꾸준한 품질관리를 통해 '구멍가게는 왠지…'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앞으로 구멍가게에서 파는 소형 가전제품도 중소기업과 손잡고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분석한 전체 유통 업태별 점포수 자료(2004년 기준)에 따르면 4인 이하 영세 소매업체는 1996년 70여만개에서 2004년 62만여개로 줄어드는 등 매년 감소 추세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