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전국 상권지도'를 앞다퉈 개발하고 지역 맞춤형 영업 전쟁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9일 은행권의 영업 격전지로 떠오른 소호(SOHO·소규모 개인사업자) 시장 공략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소호 업종지도'를 개발하고 각 지역에 특화된 '포장마차식 소호영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최근 '전국 경제지도'를 만들고 신설 점포 배치에 활용하고 있다.




◆상권 대동여지도 개발경쟁


하나은행이 개발한 소호업종지도는 전국을 139개 지역으로 나누고 26개 업종의 성장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지난 3년간 130여개 소호업종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축적된 소호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지도를 만들었다.


'전국 소호업종의 대동여지도'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예컨대 서울의 경우 상권별로 업종에 따른 평균매출액과 업체 수 등을 표시,한눈에 지역별 주요 업종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서대문구 대현동의 주요 업종은 여성의류와 미용실,강남구 논현2동은 양식당,중구 을지로7가는 스포츠레저용품,용산구 한강로는 가전·전자제품 등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선 영업점장들은 이 지도를 통해 영업점 주변의 소호업종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가장 활성화된 소호사업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점포 100개를 늘린다는 계획 아래 최근 전국 경제지도를 완성했다.


금융기관 여수신 잔액 등을 기준으로 전국 지역별·상권별 경제 규모를 표시한 지도다.


이 지도에 맞춰 성장 잠재력이 큰 신도시와 뉴타운 등에 신설 점포를 집중 배치,유망 지역을 선점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국 상권지도와 우리은행 점포지도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점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장마차식 맞춤 영업


하나은행은 소호업종지도를 바탕으로 포장마차식 소호영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포장마차 주인이 가장 적절한 재료를 선택해 그 지역 고객의 입맛에 맞는 최적의 음식을 제공하는 것처럼 주변 영업환경을 가장 잘 아는 영업점장에게 소호영업에 대한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맞춤형 소호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소호대출을 취급하지 못했던 가계 영업점장에게 3억원의 담보대출 전결 한도를 신설하고 신규 대출에 한해 0.8%포인트에 이르는 금리 우대 결정권을 부여했다.


또 오는 6월 말까지 부동산담보대출시 담보 조사와 신용조사,설정비 등 각종 수수료 면제 결정 권한도 주기로 했다.


이상훈 하나은행 상품개발부장은 "현재 은행권의 소호대출 잔액은 9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나은행은 올해 3조원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