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주시해야 할 日 금융정책기조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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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어제 지난 5년간 유지해오던 금융완화 정책을 종료키로 결정한 것은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당장 금리가 급상승하는 변화는 없겠지만 정책기조의 전환이란 점에서 주목해봐야 할 사안이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기조를 바꾸지 말것을 주문한 고이즈미 총리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통화환수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일본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음을 확신한 때문일 것이다.
경기 부진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이른바 디플레이션 경제 시대의 종언(終焉)을 공식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유례없는 일본의 초저금리가 상승세로 들어서는 것도 이제 시간 문제에 불과하게 된 셈이다.
일본의 금융정책 변화는 국제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 동향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 틀림없다.
우선 당장 엔화 강세를 유발하면서 주요 국제통화의 환율을 크게 바꿔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본은행의 회의를 앞두고 외환시장이 불안한 등락을 거듭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국제적 금리인상 움직임을 자극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일본이 통화완화정책을 포기한 이상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단계적 금리인상이 현실화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국제유동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소지가 다분하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런 영향권에서 예외(例外)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는 등 긍정적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국제적 금리인상 추세가 가시화될 경우 부정적인 파장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콜금리 수준이 미국 우대금리에 비해 0.5%포인트나 낮은데다 미국이 조만간 0.25%포인트를 추가인상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뜩이나 악화기미를 보이는 기업경영 여건이 한층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통위를 열고 국내경기상황 등을 감안,일단 콜금리를 동결시켰다.
그러나 앞으로 예상되는 국제 금리 동향 및 부동자금 이동 가능성까지 함께 염두에 두면서 유연한 금융정책을 펴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기업들 역시 국제금리 상승세에 대비해 경영전략을 재정비,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