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바로 알기] 사유재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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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기둥 가운데 하나는 사유재산제도다.
내 노력의 결과는 나의 것이고,나의 것을 가져가고 싶다면 나의 허락을 받으라! 이것이 사유재산제도의 핵심이다.
사유재산제도의 이점은 여러 군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사용하는 학교의 화장실보다 내 집의 화장실이 깨끗하다.
공동의 재산보다는 나의 재산을 아끼기 때문이다.
주인 없는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멸종의 위기에 놓여 있지만,주인이 확실한 태국의 코끼리는 숫자가 불어난다.
사유재산은 주인으로 하여금 아끼고 불리게 만든다.
사유재산제도가 필요한 것은 우리의 욕망에 비해서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단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족하지 않다면 사유재산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대기 중의 공기는 거의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풍부하며,그렇기 때문에 사유재산으로 삼을 이유도 없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만큼 그 공기를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부족한 것,희소한 것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부족한 것일수록 아껴 써야 하는데,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제도가 사유재산제도다.
사유재산을 존중한다는 것은 시장의 가격 기능을 인정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어떤 물건의 값이 오른다는 것은 그것의 희소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그럴 때에 거래와 이용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해 주면,더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고,또 생산이 촉진되어 더 빨리 희소성이 해소된다.
값이 비싼 것일수록 철저한 사유재산권의 보장이 필요한 것이다.
길게 보면 어느 사회나 부족한 것일수록 사유재산이 되어가는 추세가 나타난다.
토지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원시사회에서는 토지가 공유재산이지만,인구가 늘어서 토지의 희소성이 증가하면 대부분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이 되어 간다.
그렇지 않은 사회는 토지 이용의 효율성이 떨어져 존속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일상적 정치에서는 부족한 것일수록 사유재산이 아니라 공유재산으로 만들려는 욕구가 강하게 표출된다.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이 가장 좋은 사례다.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그 지역 주택의 희소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거래와 이용의 자유를 보장해서 이용의 효율성과 생산을 촉진하는 것이 현명하다.
현실은 반대다.
집값이 오를 때마다 등장하는 투기억제책들은 사유재산제도의 중요한 기능들을 무력화시키는 수단들로 구성되어 있다.
거래허가제,가격 규제,중과세 같은 것들이 모두 그렇다.
주택공개념이나 토지공개념이니 해서 아예 주택과 토지는 공동의 재산으로 하자는 제안들도 나온다.
그런 제도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을 아껴 쓸 이유도,더 많은 집을 공급할 이유도 없도록 만들어간다.
재건축 역시 마찬가지다.
강남에서 새로운 집이 공급될 수 있는 경로는 재건축뿐이다.
따라서 값이 오를수록 재건축을 장려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반대의 일들이 벌어진다.
값이 오를수록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재건축에 대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강남 주택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지고,가격은 자꾸만 오른다.
사유재산제도는 인간의 정서와 잘 맞지 않는다.
네 것 내 것을 철저히 따지기보다는,공동의 재산으로 삼아서 다 같이 나누자는 말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하지만 모두가 주인인 것은 주인이 없음을 뜻한다.
그래서 쉽게 낭비되고 파괴되어 간다.
그것을 원치 않는다면 네 것 내 것을 갈라놓는 것이 현명하다.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KCH@cf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