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에 심장마비로 숨진 채 작업실 소파에서 발견된 고(故) 박이소(1957~2004)의 2주기를 맞아 그의 예술과 삶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회고전이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5월14일까지 계속되는 '박이소 유작전-탈속의 코미디'전은 미국에서의 '마이너 인저리'를 통한 활동상과 대표작,사후 작품계획서를 토대로 실현된 '팔라야바다'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 전시장 입구 위 대형 흑백 퍼포먼스 사진에서 그의 고단한 예술인생을 상징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1984년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유학시절 마이너리티로 소외받으며 본명(박철호)까지 버리고 '박모'로 자기를 낮췄던 가난한 미술학도가 브루클린 다리에서 단식하며 맨해튼 방향으로 밥솥을 질질 끌고 가는 뒷모습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역작인 '뒤를 돌아보지마라-무제'(1994년)의 콘크리트 배를 지날 땐 한없는 고독과 상념의 바다로 잠겨드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북두팔성'(1997~1999)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에 대해 그는 생전에 "문방구에서 파는 별 스티커를 붙여서 북두칠성 모양을 만들다 우연히 별이 여덟 개가 된 것이 출발점입니다. 오해와 소통의 경계선을 보여주는 것 같아 볼수록 마음에 들었습니다. 별이 여덟 개라도 전체 모양이 북두칠성이면 누구나 그렇게 알아보는데 문제가 없거든요"라고 말했다. 입장료 일반인 3000원,초·중·고생 2000원. (02)2259-7781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