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화된 소규모 철강공장과 영등포시장 퇴조 등의 영향으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영등포 상권의 모습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구로세무서 정면 옛 방림방적 부지에는 아파트형 공장 '에이스 하이테크시티'가 들어서고 부지 뒤편 '방림 제5블록'은 현재 부지 정리를 완료한 채 용도지구 변경을 기다리고 있다.


경방필백화점 뒤편 경성방적 부지에도 '어뮤즈 아일랜드'란 이름의 상업·업무·오락·호텔 시설이 함께 들어가는 복합건물 개발계획이 마련됐다.


상권 외곽에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정률이 35% 정도 진행된 에이스 하이테크시티 분양을 맡고 있는 임정훈 ㈜MDM 개발기획팀 부장(37)은 "IT(정보기술) 중심 첨단 중소기업 유치를 통해 배후 인구를 끌어들임으로써 기존 영세 철강공장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 사이에 들어서는 병원,상가 등은 이미 분양률이 90%에 육박하고 아파트형 공장도 70% 선"이라며 "하이테크시티는 앞으로 문래역 주변 상주인구를 영등포역 상권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복합 건물 'SK리더스 뷰'는 내년 3월 영일 청과물시장 한복판에 들어선다.


SK리더스 뷰 인근 경산상회 관계자는 "땅 소유주들의 재개발사업 진행으로 3~4년 뒤에는 다른 곳으로 터전을 옮겨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문래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의 박재욱씨(54)도 "이 지역 거주민들의 개발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며 "구매력 있는 상주인구를 끌어 당길 수 있는 풍부한 쇼핑 공간 확보와 지역 미관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사업본부장은 "문래동 자이 아파트 1300가구,현대 홈타운 776가구,벽산 메가트리움 421가구 등 상주인구와 아파트형 공장의 업무인구가 앞으로 영등포 상권을 탄탄하게 받쳐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역 상권 변화에 대해 "권리금도 상대적으로 낮고 추가 공급 여력이 있는 경성방적 부지의 장기적인 개발 여지에 주목할 만하다"며 "상대적으로 노후한 이미지가 큰 영등포 지역 상권을 중흥시키기 위해서는 가족 단위 고객이나 젊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재래시장과 노후주택이 늘어선 영등포동 2,5,7가 7만8000여평에는 뉴타운이 들어선다.


상업·업무·주거기능이 결합된 '도심형 뉴타운'이 기본 구상이다.


4곳의 공원,길이 750m의 보행로와 친수 공간을 통해 2,5,7가를 연결,도심 속 녹색공간을 만든다는 것이 영등포구의 구상.배기선 영등포구 균형발전계획팀장은 "영등포 상권을 확장시키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재래시장이 늘어선 5가 일대는 복합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의류 아울렛 등 상업기능을 강화한다.


뉴타운 입구에 광장을 꾸미고 중심부에 2400평의 중앙공원과 고층 타워를 조성해 외부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배 팀장은 "신세계 등 인근 백화점들과 아이템을 차별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과제"라며 "올해 안에 전문 용역업체에 업종 분석을 의뢰해 뉴타운에 맞는 상권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5호선 영등포역부터 영등포시장 사거리까지 지하를 잇는 연장사업도 추진된다.


그는 "영등포시장 로터리에서 끊기는 영등포 역세권 유동인구를 뉴타운 중심까지 유입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올해 안 민자유치 방식으로 착공할 방침이다.


영세공장과 공구상이 몰려 있는 2가 일대는 여의도 업무 수요를 유치해 금융,방송,벤처 등 업무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영등포와 여의도의 기능을 연계하기 위해 여의도공원과 뉴타운 사이에 길이 430m의 문화교량 건설도 추진 중이다.


노후 주택지인 7가는 도심형 주거공간으로 조성된다.


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지어 원주민과 상업시설 인구를 수용할 계획.영등포구는 2012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뉴타운 개발 계획에 대해 5가쪽 주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정영식 오성부동산 대표는 "장사가 안 돼 상인들이 4000만원씩 하던 권리금도 받지 않고 점포를 내놓고 있다"며 "뉴타운 때문에 땅값만 올라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유미·이해성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