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최근 현 경영진에게 465만주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주기로 결정한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톡옵션을 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고,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회사 내부에선 스톡옵션을 추진한 일부 임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거론되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하나로텔레콤은 2004년 12월에 당시 윤창번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1478명에게 1986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대리급 직원들도 수천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행사가격은 주당 1만원(감자후 기준)이고 행사기간은 2006년 12월17일∼2011년 12월16일이었다. 그런데 하나로텔레콤은 이번에 임원들에게만 행사가격이 6400원인 스톡옵션을 새로 나눠줬다. 2004년에 스톡옵션을 받았던 임원들은 과거의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새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를 위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퇴직 임원들에게 주당 100원의 현금을 주고 스톡옵션 213만주를 회수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임원들은 행사가격이 낮아진 스톡옵션을 받았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1만원짜리 스톡옵션을 그대로 갖게 된 셈이다. 당연히 직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감자까지 하고서 스톡옵션을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회사살리기 차원에서 스톡옵션 자진포기 운동을 전개하려고 했는데 이번 조치로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회사측에 공개질의서를 보냈으며 문제점을 검토한 뒤 공식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직원도 "허리띠를 졸라매라더니 회사에 비용부담을 주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 을 보였다. 업계에선 감자와 스톡옵션 부여 등에 대해 대주주인 AIG 뉴브리지캐피탈 등이 주가를 끌어올려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장수'에게만 당근을 주고 '병사'들에게는 채찍을 쓰는 배수진으로는 결코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태완 증권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