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2635세대'의 주도 아래 가치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가치소비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는 명품에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반면 생활필수품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에서는 짠돌이로 돌변하는 소비 패턴이다. 프리미엄 가전, 고급 테이크아웃 커피 등 '매스티지(Masstige)' 제품들과 함께 더 페이스샵, 미샤 등 품질 좋은 저가 화장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게 좋은 예다. 올 들어 국내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백화점뿐 아니라 재래시장에서도 수년 만에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모처럼 소비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난 몇 년간의 내수침체 속에 소비자들의 입맛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제품주기는 점점 더 짧아지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품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대중적인 제품에 기능성을 가미, 고급화한 제품들이 소비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이 같은 명품의 대중화 현상은 자동차, 가전에서 시작돼 빨래 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어중간한 품질과 가격의 제품들은 설 자리를 잃는 '중저가 제품의 소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도출되고 있다. 소비 행위나 소비자 심리에서 규칙적이고 일관된 패턴이 보일 때 우리는 그것을 소비 트렌드라고 한다. 소비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 그에 맞게 마케팅을 펼친다면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소비자의 행동 방향을 감지하는 것을 소홀히 하고 단순히 유행만 좇는다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식품, 음료, 화장품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재 상품의 올 트렌드는 '건강'과 '기능성'으로 요약된다. 이미 2∼3년 전부터 불고 있는 웰빙 열풍은 올해에도 사그라지기는커녕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에서는 연초부터 '싱겁게 먹자'는 바람이 불며 저염ㆍ저당ㆍ저지방의 '3저 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건강 기능성 식품도 웰빙 트렌드에 맞춰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인기를 끌던 클로렐라에 이어 지난해에는 관절 개선 효능이 있는 글루코사민이 인기를 끌었으며, 올해는 갱년기 여성층을 겨냥한 감마리놀렌산이 뒤를 이어갈 태세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백색가전 제품에서도 대세는 여전히 '웰빙'이다. '웰빙'이 주도하는 소비 트렌드를 파악한다고 해서 곧바로 히트 상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트렌드를 바탕으로 참신한 상품을 개발하고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비로소 히트 상품에 다가갈 수 있다. 미래 트렌드를 읽는 혜안과 함께 적극적인 실행력을 갖추고 '가치소비' 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있다. 전자파와 소음을 없앤 '온수로 온돌흙침대'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주)대호바이오스톤과 화학소재가 아닌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침대 매트리스를 자체 개발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주)팜프링, 척추보호용 기능성 웰빙의자 '발체'를 선보인 (주)발란스테크 등이 바로 그런 기업이다. 기업의 '뿌리'를 풍부하게 하는 유?무형의 투자는 단시간 안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때문에 기술개발과 서비스에 치중하는 경영은 금방 인기를 얻기 어렵다. 그러나 이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기업은 미래를 얻게 된다. '가치소비' 시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정한 의미의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뿌리'가 튼튼한 기업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