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증시 활황 덕분에 이익은 많아졌지만 "'궂은 날'을 대비해 바짝 벌어두자"는 판단아래 영업직원들을 더욱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해병대에 보내 정신무장을 시키거나 이른 아침에 회의를 소집하는 등 '채찍질'의 종류도 여러가지다. A증권사의 한 지역본부장은 요즘 매일 실적이 하위권에 있는 지점을 돌아보고 있다. 현장에서 지점장과 직원을 직접 마주보며 실적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해당 지점의 직원들로선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B증권사의 본부장은 영업이 끝난 후 지점별 일일 영업보고를 실적순서대로 받고 있다. 실적이 나쁜 지점은 맨 꼴찌로 밀릴 수밖에 없다. 마지막 순서에 걸린 지점장은 본부장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야 보고할 수 있어 보고가 끝나면 오후 9~10시를 넘기기 일쑤다. C증권사의 한 임원은 최근 실적 하위권 지점장에게 군화를 한 켤레씩 보냈다. 군화를 받아든 지점장들은 "전투에 임하는 자세로 뛰라"는 암묵적인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D증권사의 경우에는 본부장이 한동안 실적부진 지점장을 새벽 6시에 불러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이 밖에 해병대에 일일입소하거나 주말을 이용해 농장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정신단련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한 증권사 직원은 "활황장세 때 실적이 좋다가도 증시상황이 나빠지면 이익이 급감했던 과거 경험 탓에 증권사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며 "시장 상황이 좋으면 좋은대로,나쁘면 나쁜대로 실적 압력은 여전하다"고 호소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