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작품 경매 '新고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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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작고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 작품이 경매시장에 무더기로 출품된다. 미술품경매회사 K옥션이 오는 22일 실시하는 '백남준 스페셜' 경매에는 비디오 설치작품 2점,전기부품을 이용해 만든 로봇 작품 1점,평면작품 4점,첼리스트 샬럿 무어먼과의 퍼포먼스 기록사진 35점이 선보인다. 경매되는 작품 중엔 '인터넷 드웰러(Internet Dweller,추정가 1억5000만~2억8000만원)''그린1(Green1,추정가 8500만~1억4000만원)',무어먼과의 퍼포먼스를 사진작가 피터 무어가 찍은 사진 35장 세트(추정가 1억8000만~3억원) 등 고가의 작품이 많은 편이다.
특히 이번 경매는 백씨 타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데다 세계적 명성에 비해 작품이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인 만큼 판매 결과가 주목된다.
백씨의 작품은 모두 900~1000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1998년 이후 국내 경매시장에 나온 작품은 41점. 이 중 14점이 팔려 낙찰률이 30%에 머물고 낙찰 총액도 3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박수근 화백 작품의 같은 기간 낙찰총액은 55억원이다.
경매에서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2000년 6400만원에 낙찰된 '4인도'. 또 'TV를 보는 숙녀' 5600만원,'P.yramid interactive 94' 5000만원,'Karma N°8 '4000만원,'작고 빨간 재봉틀'이 4400만원에 각각 경매됐다. 추정가 1억원 이상 작품은 2~5회 정도 경매시장에 출품됐으나 모두 유찰됐다.
해외경매시장에서는 작품 가격이 국내보다는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지난 2월 런던 크리스티경매에서 '가더봇'이 7만9200달러에 판매된 것을 비롯해 '좋은여자 나쁜여자' 9만달러,'로베스피에르' 9만5680달러,'야간비행' 12만달러,'당통'이 6만7199달러에 각각 낙찰됐다.
백씨 작품이 명성에 비해 높지 않은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는 작품 소장과 설치,관리가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미술전문가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고 전원을 연결해야 화면이 나오는 만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이나 회사 이외의 일반 가정에서는 소장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배혜경 크리스티 한국지사장은 "백씨의 좋은 작품이 아직 국내외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지 않으며 외국미술시장에서도 서구 미술품 위주로 거래되는 탓에 아직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 것 같다"며 "세계적인 스타작가로 부각시키기 위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