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희망 실은 선율 '클래식 성찬'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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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1일 열린 '2006 한경 기업사랑 신춘음악회'는 재미와 감동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클래식의 성찬'이었다.
꽃샘추위 때문에 약간 쌀쌀한 날씨인데다 토요일 오후 였지만 콘서트홀 로비는 공연시작 30분전부터 붐비기 시작했고 만석에 가까운 관객이 찾아와 이날 공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1부는 프랑스 작곡가 비제(1838~1875)의 오페라 '카르멘'의 하이라이트로 막이 올랐다. '카르멘'은 스페인의 세비야를 무대로 집시 여인 카르멘과 순진하고 고지식한 하사관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 유라시안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지휘를 맡은 지휘자 금난새씨는 "명작을 귀로 듣는 것도 좋지만 곡 속에 담겨 있는 작곡가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곡을 감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전주곡'부터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친절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해설을 곁들여 청중의 곡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경쾌하고 빠른 '전주곡'이 끝나자 붉은 옷을 입은 카르멘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화씨가 등장해 '하바네라'를 열창하자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간주곡' 뒤 '집시의 노래'에서 탬버린을 들고 다시 등장한 김씨는 경쾌한 탭댄스로 후반부로 갈수록 빨라지는 집시음악을 훌륭하게 소화해내 콘서트홀을 메운 2000여 청중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이어 돈 호세역의 테너 이현씨는 특유의 맑고 힘있는 목소리로 '꽃노래'를 불러 김씨의 열창에 화답했다.
이날 두 사람은 오페라 가수에게 필수적인 노래실력은 물론 연기력도 정상급임을 보여주었다. 1부의 마지막 부분인 '피날레'에서 이들의 연기력이 특히 빛을 발했다. '피날레'는 카르멘이 호세에게서 받은 반지를 내던지자 이에 격분한 호세가 카르멘을 찌르고 결국 자신도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 자신의 칼에 찔려 쓰러진 카르멘을 안고 호세가 절규하는 하이라이트에 이르자 두 사람의 연기에 몰입한 객석에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유라시안필의 마무리 음악이 끝나자 객석에선 '브라보'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실제 오페라 '카르멘'이 끝난 것처럼 관객은 오랫동안 두 사람의 열정적인 연기와 노래에 박수를 보냈다.
2부에서는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1879~1936)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가 관객을 클래식의 바다로 안내했다. 로마 근처에 있는 4곳의 소나무 숲을 풍부한 색채감을 살려 인상파적 수법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특히 1악장 '보르게세 별장의 소나무'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소나무 숲의 활기를 잘 느낄 수 있었다.
경쾌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계속되자 객석 중간중간에서는 지휘자 금난새씨의 지휘 모습을 따라하며 흥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에서 온 주부 김희정씨는 "평소 클래식음악을 많이 접하지 못했었는데 금난새씨의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들으니 무척 재미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공연를 자주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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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