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1분 봉사‥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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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sangyeolkim@korcham.net >
몇 해 전 한 연구기관에서 '한국인의 생활시간 배분실태'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원봉사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분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TV를 시청하는 데 하루에 2~3시간을 쓰면서 남에 대한 배려나 봉사활동에는 상당히 인색하다는 얘기다.
최근 '1분에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소재로 한 TV공익광고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나가던 길에 배달되지 못한 신문을 집안으로 던져준다거나,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모시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또 야근한 직장후배에게 커피를 건네고,복잡한 버스 안에서 벨을 대신 눌러 주기도 하는 데 다 합쳐도 1분밖에 안 걸린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일들을 봉사라고 말하는 것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비록 1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만큼은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재를 털어 의미 있는 지원활동을 펼치거나 오지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은 숭고하고 위대한 일들이 아닐 수 없다.
'자원봉사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경우 소박하게 실천하는 봉사활동들이 많다.
이웃집 아저씨와 자녀들이 동네 앞마당을 쓸거나 퇴직한 할아버지가 학교 도서관의 책을 정리해주면서 자연스레 자원봉사자가 된다.
지난 9·11테러 당시 밀려드는 자원봉사자 때문에 '자원봉사자 지원 사절'이라는 방송까지 내보냈다고 하니,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개인의 봉사활동이 결집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봉사활동 참여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급식소에서 일일 당번을 하거나 독거노인에 대한 도시락 제공과 정기적인 수발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
우리 모두가 작은 일부터 꾸준히 실천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선진국들처럼 자원봉사활동이 생활 속에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들어 우리 주위에서도 봉사활동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결손가족 아동들에게 부모가 되어주는 이웃들이 많이 생겨나고,대학생들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외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봉사를 남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지만,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기쁨과 보람을 얻는다고 말한다.
화창한 봄날에 우리 자신의 행복 충전을 위해서라도 주위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봉사활동 찾기를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