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를 맞아 국가 간에 경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재외공관이나 해외상사의 주재원 등으로 장기간 근무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양육 못지않게 국내 자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이다. 해외 주재원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무엇보다 주택 문제다. 아파트 등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팔고 떠날 것인지,아니면 전세나 월세를 주고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권유한다. 3∼5년 주재원 생활을 한 뒤 돌아와 보니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뛰어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김생수 외환은행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는 "주택을 매각한 자금을 금융권의 고금리 예금에 저축하거나 주식 등에 투자해도 집값 상승분을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을 지역이라면 사정이 다르겠지만 해외 근무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주택이 있다는 점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집을 임대하고 가는 경우 임대 기간을 주재 기간에 맞추는 게 좋다. 전세금은 나중에 돌려줘야 하는 만큼 주식과 같은 투자상품보다는 귀국 후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 내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전세를 안고 집을 사두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해외 주재 기간에 해당 집의 전세금을 마련할 정도의 주택이 무난하다. 집을 살 때는 장기 투자가치와 자녀 교육 등을 따져야 한다. 해외 체류 중 국내로 매월 입금되는 급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 해외에서 체제비를 별도로 받기 때문에 국내 본사에서 들어오는 월급은 전액 저축이 가능하다. 우선 자녀의 교육자금 마련 등을 위해 30%는 비과세저축이나 개인연금신탁,근로자우대저축과 같은 절세 상품에 가입한다. 50%는 장기투자시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적립식펀드에 투자해 자산 증식을 꾀하고,나머지 20%는 연금보험이나 순수 보장성 보험을 드는 게 유리하다. 김인응 우리은행 CFP는 "절세는 물론 노후자금 마련과 위험관리까지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절반은 저축형 상품에,절반은 투자형 상품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재원으로 나가기 전까지 모아온 금융자산에 대한 운용도 고려해야 할 사항.국내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만큼 적극적인 자산운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문가들은 금융자산 역시 안정형과 수익형 상품에 골고루 분배할 것을 권했다. 이 밖에 인터넷으로 잔액 확인과 송금이 가능한 인터넷 뱅킹 가입은 필수적이다. 필요할 때 송금받을 수 있도록 해외 송금 등록도 해야 한다. 대출과 공과금은 연체되지 않도록 해지하고 가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기일에 연체되지 않도록 자동연장 신청을 하고 출국해야 한다. 재산세 등의 공과금은 시·군·구청에서 주소를 국내 대리인의 주소로 변경해 관리하도록 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